5월 공매도 재개 후 타깃 종목은…SK이노·아모레퍼시픽·HMM?

중앙일보

입력 2021.04.20 14:53

업데이트 2021.04.20 15:09

공매도 금지 해제일이 어느덧 2주 앞으로 다가왔다. 금융 당국은 지난해 3월 16일부터 금지한 공매도를 다음 달 3일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종목에 한해 재개한다. 공매도가 처음인 개인 투자자는 최대 3000만원까지 투자할 수 있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주가가 내려가면 싼값에 사서 갚아 차익을 얻는 투자 기법이다. 그동안은 외국인과 기관투자자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며 '기울어진 운동장'이란 이야기를 들어왔다. 하지만 개인도 공매도에 나설 수 있게 되면서 이제 투자자의 관심은 어떤 종목에 공매도가 몰릴 지로 쏠린다.

증권가에서도 공매도 타깃이 될만한 종목을 추려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과 기관은 물론 개인 투자자도 공매도할 수 있게 된 만큼 '쇼트 리스트'(공매도 종목)를 파악해둬야 투자에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금융투자 유관기관 및 증권사 대표와 공매도 재개 점검 등을 위한 간담회를 갖고 있다. 뉴스1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금융투자 유관기관 및 증권사 대표와 공매도 재개 점검 등을 위한 간담회를 갖고 있다. 뉴스1

주가 많이 오른 종목=증권업계는 고평가된 종목에 공매도가 몰릴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KB증권은 지난해 3월 공매도 금지 전 대차잔고가 상위 30% 안에 드는 종목을 골라냈다. 대차잔고란 증권사로부터 주식을 빌린 뒤 상환하지 않은 물량을 말한다. 일종의 '주식 마이너스 통장'이다.

이렇게 선별한 '단골 공매도' 종목 중 올해 실적 전망치를 기준으로 주가수익비율(P/E)과 주가순자산비율(P/B)이 국내외 또래 기업 평균보다 10% 이상 높으면서 지난 3개월 수익률도 높은 종목을 추렸다.

그 결과 SK이노베이션과 SKC, 한솔케미칼, HMM, 한국항공우주, 현대미포조선, KCC, SK네트웍스, 아모레퍼시픽, 한국콜마, 메디톡스, 한국금융지주, 일진머티리얼즈, 펄어비스가 공매도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공매도가 익숙한 종목 중 또래 기업보다 주가가 오른 데다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도 높다면 공매도 측면에서 더 눈에 띌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매도 빈도수 높은 종목=헤지펀드가 페어 트레이딩을 할 때 공매도 후보로 많이 등장하는 종목도 유력 후보로 꼽힌다. 페어 트레이딩은 사업 환경이 유사하고 가격의 상관관계가 비교적 높은 동일 산업의 두 종목을 짝지어 저평가 종목은 롱(매수), 고평가 종목은 쇼트(매도)하는 투자 기법이다.

KB증권은 자체 시뮬레이션 결과 아모레퍼시픽, KG이니시스, NHN한국사이버결제, 화승엔터프라이즈, 아모레G, 메리츠증권, 신세계인터내셔날, 씨젠 등이 공매도 사정권에 든다고 밝혔다.

증권가가 꼽은 공매도 가능성 큰 종목.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증권가가 꼽은 공매도 가능성 큰 종목.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전환사채 발행 종목=전환사채(CB) 발행이 많은 종목에도 공매도가 몰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CB는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채권이다. 만기가 됐을 때 미리 정해둔 전환가격보다 주가가 높으면 주식으로 바꿔 시세차익을 챙길 수 있다. CB 발행이 많은 종목은 전환사채를 매수하고 주식을 공매도해 차익을 얻으려는 수요가 크다.

예컨대 주식 전환가격이 3만원이고 주가가 10만원일 경우 주식을 빌려 10만원에 공매도한 뒤 나중에 사채를 주식으로 바꿔 갚는 식이다. 이렇게 하면 7만원의 차익을 얻을 수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LG디스플레이(5631억원), 화승엔터프라이즈(1173억원), 키움증권(633억원), 롯데관광개발(579억원)에 공매도가 유입될 수 있다고 추정했다.

박은석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전환사채를 공모 혹은 투자기관에 발행할 경우 공매도 유인이 높아진다"며 "전환사채가 외부 투자자에게 발행되면서 차익거래 수요가 커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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