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칠한 홍남기, 여야 모두에 쏘아댔다…심상정 "진정하라"

중앙일보

입력 2021.04.19 18:31

업데이트 2021.04.19 20:02

19일 국회에서 열린 4월 임시국회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여야가 격돌했다. 4·7 재·보궐선거 이후 처음 열린 대정부 질문 자리였고, 물러난 정세균 전 국무총리 대신 홍남기 총리 대행 겸 경제부총리가 정부측 대표로 나섰다.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관련 백신 확보 문제를 놓고 홍 대행과 공방을 벌였다. 정 의원은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 화이자 최고경영자와 전화통화 등으로 화이자 백신 물량을 확보한 성과를 언급하면서 “우리 국민의 실망감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에 홍 대행은 “우리 정부는 상반기 1200만명분 공급이 가능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또 11월에 집단면역이 이뤄지도록 목표를 세웠다”고 설명했다.

정 의원=“국민은 정부 이야기를 믿지 않는다.”
홍 대행=“그런데 믿어주셔야 한다.”
정=“희망 고문 하지 말라. 집단 면역을 달성하는데 6년 4개월이 걸린다는 평가도 있다.”
홍=“그런 잘못된 뉴스로 국민을 불안하게 하지 말라. 왜 잘못된 것을 전 국민이 보게 하고 계시나.”

이에 정 의원은 “세간에 동문서답이라는 말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동쪽을 가리키면 답은 서쪽에 있다는 것”이라며 “백신 불확실성을 제거하겠다고 자신 있다고 했는데 실체는 그렇게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문진석 민주당 의원이 발언 기회를 주자 홍 대행은 “외교적인 협의가 물밑에서 진행되고 있다. 백신 공급 회사와 추가적인 백신공급 논의도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홍 대행은 여야 의원의 여러 지적에 밀리지 않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손실보상법 소급적용을 요구에 “동의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이어 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재정의 역할이 소극적이었다고 지적하자 “왜 재정이 아무것도 안 했다고 판단하느냐.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다. 정치권의 부동산 공시 가격 동결 추진에 대해선 “정말 동결하는 게 사회적 정의에 맞느냐. 한번 여쭙고 싶다”고 답해 심상정 정의당 의원으로부터 “진정하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민주당 일각에서 무주택자에게 집값의 최대 90%까지 대출해주자는 의견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도 “쉽게 동의할 수 없는 내용”이라고 답했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이 TBS의 '#일(1) 합시다' 캠페인이 민주당의 기호 1번을 떠올리게 함에도 중앙선관위가 문제삼지 않았다고 하자, 홍 대행은 “지하철역 출구가 1∼8번이 있는데 1번 출구 사진을 찍고 ‘무엇이 생각나느냐’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 아니냐”고 대꾸했다. 한편, 허 의원이 질문을 마치고 단상에서 내려올 때 민주당 소속 김상희 국회부의장이 국민의힘 의원들 쪽을 향해 “신났네, 신났어”라고 한 혼잣말이 마이크를 통해 그대로 전달되는 일도 있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이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더불어민주당 문진석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서욱 국방부 장관이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더불어민주당 문진석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김영호 민주당 의원은 ‘라임 사태’ 검사 술자리 접대 의혹을 언급하면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 책임론을 제기했다. 검사 비위 사건에 대한 공식 사과없이 사직한 건 문제라는 지적이었다. 관련 질문에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상당히 유감이다. 사직 전 적어도 사과는 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라고 답했다. 김 의원은 “윤 전 총장의 무책임함과 이중성을 확인할 수 있다. 대한민국 검찰의 신뢰를 땅바닥으로 추락시킨 장본인”이라고 공격했다.

반면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은 ‘김학의 기획 수사’ 의혹을 제기하며 박범계 장관과 충돌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9년 3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성접대 사건 무마 의혹의 특별수사를 지시했는데, 박근혜 정부 민정수석으로 무마의 당사자로 지목됐던 곽 의원은 이후 관련 수사를 통해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곽 의원은 자신의 불기소 이유서를 언급하면서 “문 대통령이 날조된 허위 문서를 근거로 공권력을 총동원해 야당 국회의원을 탄압했다. 인권 변호사, 민주화 유공자들이 이런 짓을 해도 되느냐”고 질의했다. 이에 박 장관은 “그 당시 김학의 동영상 관련해서 수많은 언론보도가 있었고 국민적 의혹으로 부각됐다. 그래서 대통령이 그런 지시를 한 건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곽 의원이 “문 대통령이 (김학의 사건 무마 의혹 사건) 무혐의가 났을 때 먼저 사과하고 반성했어야 한다”고 하자, 박 장관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맞섰다.

박 장관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 혹은 사면 가능성에 대해선 “검토한 적 없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에게 건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엔 “아직 그럴 생각이 없다”고 답했다. 앞서 경제단체 등은 홍 대행에게 이 부회장의 사면을 건의한 바 있다. 홍 대행은 이날 대정부질문에서 “관계기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권한을 가진 분에게 전달했다는 얘기인가”라는 곽 의원의 추가 질문에는 “예”라고 답했다.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홍남기, 종부세 완화론에 "짚어보는 중" 

홍 대행은 종합부동산세 완화론에 대해선 “주택가격이 오르다 보니 종부세 대상자가 늘어난 것이 사실”이라며 “잘못된 시그널이 가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같이 짚어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시가 13억~14억원 미만의 주택에 대해서는 종부세가 부과되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국민은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면서도 “대상자들은 아무래도 피부에 와 닿기에 정부에서도 혹시 민의를 수렴할 영역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서욱 국방부 장관은 “병사 월급 현실화를 내년으로 앞당길 생각은 없냐”(문진석)는 질의에 “병사 봉급의 추가 인상이 필요하다. 관계 부처와 협의를 더 해 나가겠다. 연구 용역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일훈 기자 hym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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