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80%가 MZ세대…현대백화점, 결재판 2만개 다 없앤다

중앙일보

입력 2021.04.19 14:38

업데이트 2021.04.19 15:14

현대백화점에 근무하는 MZ세대 직원이 '간편 보고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는 모습. [사진 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에 근무하는 MZ세대 직원이 '간편 보고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는 모습. [사진 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이 기존의 대면 결재를 모바일 보고로 대체하는 '간편 보고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MZ세대(밀레니얼+Z세대·1980~2000년대 출생) 직원들을 위해 460여개 보고서 양식을 아예 폐지하고 '비대면 보고 문화' 구축에 나선 것이다.

현대백화점은 19일 "이달부터 사내 온라인, 모바일 그룹웨어(업무관리 프로그램) 내에 '간편 결재'와 '보고톡'으로 구성된 간편 보고 시스템  가동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먼저 간편 결재는 품의서·내부 공문·근태원 등 기존에 사용하던 결재 문서 대신 5~6줄의 간단한 문장으로 보고하면 된다. 보고톡은 결재가 필요 없는 업무내용 등을 일과시간 내 팀에 전달하고 공유하는데 사용한다. 일종의 '팀 공유 대화방'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MZ세대 직원이 기존 결재 문서 양식을 채우는데 소비하는 시간을 줄이고, 업무 본연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시도"라며 "이번 시스템 도입으로 460여 개의 기존 보고서 양식을 간편 결재로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간편 보고 문화가 빠른 시일 내 자리잡을 수 있게 2만여 개의 결재판을 폐기할 방침이다.

현대백화점이 '간편 보고 시스템'을 도입한 것은 MZ세대 직원이 계속 느는 상황에서 이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 '결재판 보고'인 점을 확인하고서다. 현재 현대백화점 직원 전체 3032명 중 MZ세대 직원은 78.6%(2385명)에 달한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5월 전 직원을 대상으로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위해 개선됐으면 하는 내용에 대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조사 결과, 10명 중 7명(67.4%)이 업무에 있어 '보고'가 가장 어렵다고 답했다. 또 '허례허식 타파'를 회사에 가장 필요한 개선 사항으로 꼽았다. 이를 위해 '보고를 위한 보고 문서를 만들지 말자'  '보고 형식에 구애받지 말자'  '잦은 회의가 해결책은 아닌 것 같다'는 건의를 했다.

백화점 관계자는 "기존 직원에게는 익숙한 대면 보고가 MZ세대 직원에겐 경직된 조직문화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형식 위주의 대면 보고 대신 MZ세대 직원의 성향에 맞춰 '보고 문화'를 새롭게 재정립하자는 의견이 모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정민 현대백화점 인사담당 상무는 "보고 문화 개선은 수직적 조직 문화에서 MZ세대가 기탄없이 의견을 낼 수 있는 수평적 조직 문화로 나아가기 위한 첫 단계"라며 "아울러 직원간 소통도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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