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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가는 생후2주 아기 옆에서, 친구 불러 고기 먹은 부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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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2주 된 아들을 폭행해 살해한 혐의로 구속 송치된 남편 A(24·오른쪽)씨와 아내 B(22)씨가 지난 2월 전북 전주덕진경찰서 유치장에서 걸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생후 2주 된 아들을 폭행해 살해한 혐의로 구속 송치된 남편 A(24·오른쪽)씨와 아내 B(22)씨가 지난 2월 전북 전주덕진경찰서 유치장에서 걸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생후 2주 된 아이를 던지고 때려 숨지게 한 20대 부부의 학대 정황이 검찰 공소 사실을 통해 드러났다. 부모는 폭행 후유증으로 경기를 일으키는 아이를 곁에 두고 지인과 고기를 먹으며 식사를 하기도 했다.

14일 전주지법 제11형사부(강동원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친부 A(24·남)씨와 친모 B(22·여)씨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이 열렸다.

검찰은 공소사실을 통해 "A씨는 피해자의 겨드랑이에 손을 넣고 높게 들어 올린 뒤 이리저리 위험하게 흔들다가 B씨에게 "네가 받아"라고 말하고서 던졌다"며 "피해자는 침대 프레임에 정수리를 부딪쳐 오른쪽 눈을 뜨지 못하고 경기를 일으키는 등 이상 증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해자는 이후 얼굴을 세게 가격당해 이상증세가 더 심해지고 있었다"며 "젖병을 빨지 못할 정도로 상태가 악화하고 있는데 (부부는) 지인을 집으로 초대해 고기를 먹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이어 "피해자의 사망을 예견하면서도 멍을 지우는 방법을 검색하고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다"며 "피해자는 결국 두부 손상으로 사망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또 "A씨가 피해자의 얼굴을 손으로 때리는데도 B씨는 이를 말리지 않고 방치했다"며 "이들은 법률상 피해자를 기를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 첫째 딸도 학대한 적이 있어 재범의 위험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A씨에게 살인 혐의를, B씨에게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적용했다. A씨와B씨는 이날 재판에서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했다.

이들은 공소사실에 적시된 사실관계를 대부분 인정하면서도 살인의 고의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 2월 3~9일 전북 익산시 한 오피스텔에서 생후 2주 된 아들을 침대에 던지고 손바닥으로 얼굴·허벅지·발바닥 등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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