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에 표 맡겨놨냐" 민주당·국민의힘 동시에 때린 안철수

중앙일보

입력 2021.04.12 11:33

업데이트 2021.04.12 11:35

“20대에 표 맡겨놨습니까?”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2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을 향해 일침을 날렸다.  4‧7 재‧보궐선거 결과 엇갈린 20대 표심을 두고 양당이 입맛대로 편리한 해석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에 안철수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에 안철수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에서 안 대표는 양당을 향해 “본인들을 뽑지 않은 20대에 대한 온갖 품평이 가관”이라고 지적했다. “지금까지 20대의 목소리에 귀나 기울였나. 20대가 불공정에 분노하고 아동과 여성들이 안전을 위협받을 때 뭐하셨느냐”라면서다.

지난 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구조사 결과 20대 남녀 표심은 극명하게 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남녀가 비슷한 투표성향을 보인 다른 세대와 달리, 20대 남성은 72.5%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를 지지한 반면 20대 여성은 44.0%가 박영선 민주당 후보를 지지했다. 투표장에 나온 20대 여성 가운데 여야 양당이 아닌 ‘기타후보’를 뽑은 비율도 15.1%에 달했다.

남녀를 통틀어 절반이 넘는 20대 투표자로부터 외면 받은 민주당에선 강성 지지층을 중심으로 청년층에 대한 비판 기류가 감지됐다. 일부 강성 지지층 커뮤니티에선 “20대 투표권을 박탈하자”는 극단적 요구까지 나왔다. 한편 선거과정에서도 20대의 낮은 지지율을 두고 “상대적으로 역사적 경험치가 낮아서(박영선 후보)” 등의 분석이 논란을 빚었다.

안 대표는 “여당은 '조국 교수의 입시 불공정은 상류층 관행일 뿐'이라고 했고, 젊은 여성들이 직장에서 성범죄 위협에 놓였을 때 피해자 편에 서는 대신 ‘피해호소인’이라고 했다”며 “이번 20대 유권자 선택은 현 정권 엉터리 정책과 불공정, 부패, 성범죄에 분노를 표한 실리적 실용적 선택”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20대 여성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적은 지지를 받은 국민의힘에선 “민주당의 남녀 갈라치기 때문”이란 분석이 구설수에 휩싸였다.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지난 9일 페이스북에 “민주당이 2030 남성의 표 결집력을 과소평가하고 여성주의 운동에만 올인했으니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썼다. 관련해 당 안팎에서 “아주 질 나쁜 포퓰리즘(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20대의 마음을 이끌었다는 안도보다는, 왜 여전히 '이대녀(20대 여자)'들의 표심을 얻지 못했는지 고민해봐야 할 것(태영호 의원)”이란 지적이 나왔다. 당내에선 “2030 여성들 표는 필요없단 이야기인가”란 우려도 제기됐다.

안 대표는 이 전 최고위원과 민주당을 “유권자 분노에 기생해 표 장사 할 궁리만 하는 정치세력”이라고 동시 저격했다. “말로는 20대 남자를 위한다면서 ‘너희 몫을 오히려 여성들에게 뺏기고 있다’면서 남성들의 분노를 부채질하고, 말로는 20대 여자를 위한다면서 표 장사만 하다가 정작 자기 진영 성범죄에는 피해자 2차 가해에 열 올리는 정치세력 행태”라면서다. 안 대표는 “현실에 대한 불만들을 성별대결로 몰아 분노를 이용하려는 말들을 멈춰야 한다”면서 “청년들에게 더 좋은, 많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야권 정치인 가운데 2030 지지층이 넓은 인물 중 하나로 꼽힌다. 앞서 야권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경선을 앞두고 진행된 다수 여론조사에선 20~40대층에서 오세훈 후보보다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최종 선거 결과를 두고도 국민의힘 내부에서 “2030 유권자를 끌어오는 데 안철수 효과가 한몫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야권 교만해선 안돼" 김종인 겨냥한 듯=한편 안 대표는 이날 "야권은 대통합과 정권교체의 기조에 맞는 비전과 내용을 채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야권 스스로 우리가 잘해서 이겼다는 교만에 빠지는 순간, 야권의 혁신 동력은 약해지고 정권교체 절박함도 사라질 것”이라며 “국민은 선거 전 여당에게 들이대시던 잣대를 야권에도 들이대실 거다. 더 겸손한 자세로 변화와 혁신에 더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을 두고는 언론 인터뷰에서 "실체가 없는데 무슨 놈의 야권, 무슨 대통합 타령인가"라고 안 대표를 비판한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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