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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바닥난 현대차, 결국 그랜저·쏘나타 아산 공장 멈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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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아산공장에서 양산하는 신형 쏘나타. [사진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에서 양산하는 신형 쏘나타. [사진 현대자동차]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를 겪는 현대자동차가 결국 아산 공장 가동을 멈춘다. 임금 손실을 우려한 노동조합이 휴업에 반대했지만, 결국 회사 측이 ‘100% 보전’에 동의하면서 합의가 이뤄졌다. 현대차의 반도체 재고는 4월에 접어들면서 바닥이 나는 상황이다. 현대차는 내수 최다판매 차종인 그랜저와 쏘나타를 아산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반도체 재고 떨어지는데 생산직 “공장 돌려야” 

9일 현대차에 따르면 아산 공장 경영진과 노조 대표(대의원)는 협의 끝에 12~13일 라인 가동을 중단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생산직 근로자들은 이틀 간 재택근무 형태로 하루 8시간씩 온라인 교육을 받는다. 회사는 생산직 근로자에 임금을 100% 지급한다.

최근 아산 공장은 엔진과 동력계(파워트레인)를 제어하는 반도체인 파워트레인컨트롤유닛(PCU)의 재고 수준이 위험 상태에 도달했다. 현대차 아산공장 노사는 일단 14~16일 반도체 수급 상황을 지켜본 다음, 19일부터 이틀간 휴업을 진행할 지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19~20일에 휴업을 하더라도 회사는 평균임금의 70%를 생산직에 주기로 했다.

현대자동차 직군별 인력 비중.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현대자동차 직군별 인력 비중.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이번 합의에 앞서 현대차 경영진은 휴업일수 등을 놓고 노조 측과 협의에 난항을 겪었다. 현대차 노조 아산공장위원회는 지난 7일 소식지를 통해 “사측의 대응 능력 부재로 인한 조합원 피해와 책임 전가는 용납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40~50대가 주축인 생산직 입장에선 생활비와 자녀 학원비 등을 고려할 때 한 푼이 아쉬운 실정이기 때문이다. 이번 합의 역시 다음주(12~16일) 생산 일정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잠정적 성격이 짙다.

임금 손실 우려한 노조에 결국 12~13일만 쉬기로 

현대차는 아산 공장에 앞서 코나·아이오닉5을 양산하는 울산 1공장에서도 지난 7일부터 휴업에 들어간 상태다. 코나는 미국 반도체 업체 ‘온세미’로부터 받는 이미지 센서, 아이오닉5는 전기차용 PE모듈의 수급 문제로 양산에 어려움을 겪었다. 아이오닉5에 들어가는 전기차용 PE모듈은 모터와 인버터·감속기 등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장치다. 내연기관차의 파워트레인(동력 계통)에 해당한다.

1공장을 제외한 나머지 울산 공장(2~5공장)도 반도체 문제로 애를 먹고 있다. 일부 생산 라인에선 노사가 합의한 시간당 생산 대수(UPH) 대비 양산 대수가 감소하는 일이 발생했다고 한다. 반도체 부족 사태에 컨베이어 벨트를 천천히 돌리는 식으로 대응했기 때문이다. 아반떼를 생산하는 울산 3공장도 이번주 토요일(10일) 특근을 하지 않는다. 9일 현대차 관계자는 “협력 업체들과 재고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재고를 보유한 차종 중심으로 생산라인을 가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GM, 인기차종까지 타격받아   

현대차뿐 아니라 세계 각국 완성차 메이커는 올 들어 차량용 반도체 문제로 각종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는 미국 내 인기 차종인 픽업트럭에서 연료관리 모듈에 들어가는 반도체를 제외한 채 판매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8일(현지시간) “GM이 미국 캔자스 주와 캐나다 온타리오 주 공장의 생산 중단 조치를 다음 달 10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GM은 이들 공장에서 쉐보레와 캐딜락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생산해왔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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