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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일만에 600명대…전국 동시다발 집단감염에 4차 유행 갈림길

중앙일보

입력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668명 기록하며 4차 유행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4일 오후 서울 광진구 서울어린이대공원 잔디밭에 거리두기 안내 현수막이 붙어 있다. 뉴스1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668명 기록하며 4차 유행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4일 오후 서울 광진구 서울어린이대공원 잔디밭에 거리두기 안내 현수막이 붙어 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환자가 668명 늘어나 89일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방역 당국이 현재 상황이 “4차 유행의 갈림길”이라며 방역 긴장감을 올려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미 4차 유행이 본격화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7일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3차 유행이 감소하던 지난 1월 10일 이후 석 달 만에 (코로나19 신규 환자가) 600명대를 기록했다”며“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겠으나 4차 유행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차츰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7일 0시 기준 신규 환자는 668명으로 지난 1월 8일(674명) 이후 89일 만에 가장 많은 환자가 발생했다. 이는 전날(478명)보다 190명 늘어난 수치로 신규 환자가 600명을 넘어선 것은 621명을 기록했던 지난 2월 18일 이후 48일 만이다. 신규 환자 가운데 국내 발생 환자는 653명, 해외 유입은 15명으로 누적 확진자는 100만6898명이 됐다.

인천 어린이집 관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한 6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동춘근린공원에 마련된 임시 선별검사소에 보육교사들이 검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연합뉴스

인천 어린이집 관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한 6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동춘근린공원에 마련된 임시 선별검사소에 보육교사들이 검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연합뉴스

지난 1~7일간 신규 확진자는 551명→557명→543명→543명→473명→478명→668명으로 검사 건수가 줄어드는 ‘주말 효과’가 나타난 지난 5~6일을 제외하면 500~600명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일주일간 국내 발생 환자는 3666명으로 하루 평균 523.7명이었다. 특히 수도권 환자 평균은 324.6명으로 전주(293.1명, 3월 25~31일)보다 31.5명 증가했다.

과거 1, 2, 3차 유행은 교회, 클럽, 구치소 등 규모가 큰 집단 감염이 발생해 전체 신규 환자 규모가 올라갔다. 또 대구와 수도권 등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크게 늘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전국에서 산발적으로 집단 감염이 이어지는 양상을 보인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6일 기준 자매교회 순회모임 관련 누적 환자는 전국 10개 시·도에서 걸쳐 164명이 됐고, 인천 연수구 어린이집 관련 누적 환자는 56명, 부산 유흥주점 관련 290명, 경북 경산 스파 관련 41명, 경북 요양병원 관련 41명 등으로 수도권과 비수도권 구분 없이 동시다발적으로 집단 감염이 터졌다. 감염재생산 지수(확진자 1명이 감염시키는 사람 수)가 전국 모든 권역에서 1을 넘어서 전국적인 유행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28 예수비전치유센터 서울수정교회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확산하고 있다. 사진은 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서울수정교회가 집단금지명령으로 문이 닫혀 있는 모습. 뉴스1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28 예수비전치유센터 서울수정교회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확산하고 있다. 사진은 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서울수정교회가 집단금지명령으로 문이 닫혀 있는 모습. 뉴스1

방역 당국은 풀어진 방역 긴장감을 원인으로 꼽았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1차와 2차 유행에 비해 긴 3차 유행의 특성으로 인해 국민이 피로감 느끼고 이로 인해 긴장감 많이 이완돼 환자가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도  6일 브리핑에서 “이미 알고 있는 경로를 통해 유행이 확산하는 경향을 보이나 이를 억제하는 대응 전략의 효과가 점차 둔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방역 긴장감을 올리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상향 등 강력한 대응을 촉구했다. 정재훈 가천대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3~4월 4차 유행이 올 것이라고 누차 얘기해 왔다”며 “그간 비수도권의 오후 10시 영업 제한을 푸는 등 방역 수칙을 완화하면서 방역 긴장도가 풀린 영향이 환자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방역 당국은 보통 금요일(9일) 거리두기 조정을 발표하는데 하루라도 빨리 단계 상향 등 방역 수칙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다시금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때가 됐다”며 “국민의 절반 이상이 (백신) 접종을 할 수 있는 가을쯤이 되면 한결 나은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 이젠 희망을 바라보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할 수 있는 시기다”고 밝혔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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