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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정 바꾸는 이란 "억류 한국 선박에 긍정적 접근"

중앙일보

입력

이란 나포된 한국 선박인 '한국케미호'가 지난 1월 4일 페르시아만에서 혁명수비대 고속정의 감시를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란 나포된 한국 선박인 '한국케미호'가 지난 1월 4일 페르시아만에서 혁명수비대 고속정의 감시를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란에 억류 중인 한국 선박 '한국케미호'와 관련해 이란 정부가 사건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등과 핵합의 복귀 회담을 시작하는 이란이 정부 성명으로 선박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힘에 따라 한국케미호 석방에 긍정적으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미국과 핵합의 복귀 회담 앞두고 거론

이란 파르스(Fars) 통신에 따르면 이란 정부는 5일(현지시간) 논평을 통해 억류 선박 문제는 양국(이란·한국) 관계와 별개의 문제이며 사법부가 사건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이드 카티브자데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국 정부의 진지한 요청이 있었고 선장의 범죄 기록도 없었다"며 "외무부는 선박에 대한 의견을 사법부에 제출했고 사법부가 최종적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지난 1월 4일 오만 인근 해역서 한국케미호를 나포했다. 나포 이유로 '환경 오염'을 들었지만, 주요 외신들은 미국의 경제 제재로 인해 한국의 은행에 동결된 이란의 자금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이란이 한국에 묶여 있는 70억 달러(약 7조9000억원)의 석유 수출 대금을 놓고 한국 정부에 불만을 토로해 왔기 때문이다.

이란 정부가 5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억류된 선박은 양국(이란과 한국) 문제와 별개 문제이며 사법부가 사건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내용의 성명을 공개했다. [트위터 캡처]

이란 정부가 5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억류된 선박은 양국(이란과 한국) 문제와 별개 문제이며 사법부가 사건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내용의 성명을 공개했다. [트위터 캡처]

앞서 2일 외교 당국자는 이란 현지 상황과 관련해서 이란의 태도가 긍정적으로 바뀐 것으로 보인다며 선장이 조만간 석방될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현재 이란에는 억류된 선장을 포함해 한국인 선원 5명과 미얀마인 6명, 베트남인 2명, 인도네시아인 1명 등 14명이 머물고 있다. 이 인원은 국제법상 한국케미호 운항을 위해 필요한 최소 인원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이달 중순께 석방 문제를 매듭짓기 위해 이란 방문을 준비 중이다. 이와 관련해 카티브자데 대변인은 "한국의 요청이 있었고 우리는 환영했다"며 "우리는 한국 총리가 한국 내 이란의 동결 자산 문제에 대한 실질적인 해결책을 가지고 올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6일 정례브리핑에서 한국 선박 억류 사건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이란 외무부의 언급에 대해 환영 의사를 밝혔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우리 선박 억류가 해제된다는 좋은 소식이 조속히 발표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며 "양국 관계에 큰 부담이 되었던 선박 문제가 해소된다면 한-이란 관계 발전의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란은 6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핵합의(JCPOA) 복귀 회담을 가진다. 회담에서는 미국·이란·영국·프랑스·독일·러시아·중국이 참여해 핵합의 복원을 논의할 예정이다. 외신에 따르면 회담 개최 논의 과정에서 한국 내 동결된 이란 자금 문제가 다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영교·박현주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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