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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 쾅쾅 최주환 쾅쾅…SSG 역사적 첫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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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4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SSG 랜더스의 홈 개막전 모습. [뉴스1]

4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SSG 랜더스의 홈 개막전 모습. [뉴스1]

간판타자와 신입 거포의 릴레이 홈런 쇼, 경기 시작부터 끝까지 관중석에서 박수를 보낸 구단주, 스타벅스 앞에 줄을 선 관중, 그리고 첫 승리…. 누군가에게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하루였다. 올 시즌 프로야구에 새로 합류한 SSG 랜더스가 승전보와 함께 힘찬 첫걸음을 내디뎠다.

프로야구 개막전서 창단 첫 감격 #홈런으로만 5점 롯데 5-3 제압 #정용진 구단주도 경기장서 직관 #추신수 “MLB 포스트시즌 같았다”

SSG는 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1 KBO리그 정규시즌 첫 경기에서 롯데 자이언츠를 5-3으로 꺾었다. 창단 후 첫 경기에서 따낸 역사적인 첫 승리다. 왕년의 ‘홈런 군단’답게 5점을 모두 홈런으로 쓸어 담았다. 중심타자 최정과 최주환이 두 차례씩 타구를 담장 밖으로 넘겼다. KBO리그 첫 경기를 치른 메이저리그 출신 추신수는 3타수 무안타, 1볼넷 1도루를 기록했다.

개막전을 찾은 SSG 구단주인 정용진(오른쪽)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그를 닮은 캐릭터 ‘제이릴라’. [뉴시스]

개막전을 찾은 SSG 구단주인 정용진(오른쪽)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그를 닮은 캐릭터 ‘제이릴라’. [뉴시스]

개장 첫 경기를 앞둔 SSG랜더스필드는 오전부터 활기가 넘쳤다. 경기 시작 두 시간 전, 구단주인 정용진(53)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야구장을 찾았다. 경기장 안팎의 열기가 더 달아올랐다. 정 부회장은 민경삼 SSG 랜더스 대표이사와 신세계 그룹 임원들 안내 속에 야구장 내 시설을 차례로 점검했다.

SSG 랜더스필드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스타벅스가 입점한 야구장이다. 정 부회장 지시에 따라 야구장 내 매장에서만 주문할 수 있는 특별 메뉴와 굿즈도 만들었다. 벌써 많은 야구팬으로 문전성시를 이루는 SSG랜더스필드의 명물이 됐다. 정 부회장은 선수단과 인사를 마친 뒤 스타벅스 커피를 들고 야외 테이블 석에 앉았다.

그렇게 SSG의 첫 경기가 시작됐다. 경기 초반 최고 관심사는 단연 ‘수퍼 스타’ 추신수였다. 3번 지명타자로 출전한 추신수는 1회 첫 타석에서 롯데 선발 댄 스트레일리한테 삼진을 당했다. 풀카운트 접전을 펼쳤지만, 6번째 공에 배트를 헛돌려 더그아웃으로 돌아갔다.

그래도 분위기는 가라앉지 않았다. 인천 야구의 간판 최정이 팔을 걷어붙였다. 2회 선두 타자로 나선 그는 스트레일리의 3구째 직구를 걷어 올려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SSG의 창단 첫 홈런이자 새 구장 개장 후 첫 아치였다. 최정의 창단 축포와 함께 SSG는 1-0 리드를 잡았다. 최정이 홈런의 물꼬를 트자 5번 타자 최주환이 그 뒤를 따라나섰다. 롯데에 1-1 추격을 허용한 4회 무사 1루에서 또다시 스트레일리를 상대로 우월 2점 홈런을 쳤다. 그가 SSG 유니폼을 입고 터트린 첫 홈런이었다.

시구하는 SSG 마스코트 랜디(왼쪽). [연합뉴스]

시구하는 SSG 마스코트 랜디(왼쪽). [연합뉴스]

두산 베어스 출신인 최주환은 지난 시즌 직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SK 와이번스와 계약했다. 이적하자마자 신세계 그룹이 야구단을 인수해 SSG 유니폼을 입게 됐다. 새 팀에서 치른 정규시즌 첫 경기부터 큼지막한 아치를 그려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끝이 아니었다. 최정과 최주환의 배트는 8회 다시 한번 더 불을 뿜었다. 둘은 롯데 불펜 최준용을 상대로 연속 타자 홈런을 터트렸다. 올 시즌 KBO리그 1호 백투백 홈런. SSG는 1점 차 살얼음판 리드에서 벗어나 결정적인 승기를 잡았다. 9회 초 2사 만루. SSG 마무리 투수 김상수가 마지막 타자 손아섭을 2루수 땅볼로 잡았다. SSG의 첫 승리를 확정하는 마지막 아웃 카운트였다. 숨죽여 지켜보던 추신수가 환호하며 더그아웃 밖으로 나왔다. 역사의 주역들이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승리를 자축했다.

의미 있는 KBO리그 데뷔전을 치른 추신수는 “비록 삼진 두 개를 당했지만, 결과를 떠나 매 타석 만족스러웠다”고 자평했다. 이어 “팬들의 열성적인 응원에 많이 놀랐다. 마치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을 치르는 느낌이었다. 그라운드에 있는 자체만으로도 행복했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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