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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家 조현아·조원태 '남매 전쟁'…조원태가 결국 이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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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한진그룹회장(왼쪽)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오른쪽). 사진 한진그룹

조원태 한진그룹회장(왼쪽)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오른쪽). 사진 한진그룹

한진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결국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반(反) 조원태 동맹을 맺었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의 3자연합이 공식 해체했다. 고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별세 이후 분쟁이 불거진 지 1년 3개월 만이다.

KCGI “공동 보유계약 해지…견제·감시 지속”

KCGI는 2일 보도자료를 내고 “전일(1일) 합의에 따른 주주연합간의 공동보유계약 해지를 공시했다”며 “한진그룹의 지배구조개선 및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경영진의 올바른 결정에 대해서는 지지하고, 동시에 개선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주주로서 견제와 감시를 지속적으로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3자연합의 지분율은 KCGI 산하 펀드인 그레이스홀딩스(17.54%)와 반도건설 계열사인 대호개발(17.15%), 조현아 전 부사장(5.71%) 몫으로 각각 나뉜다. 지난해 말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산업은행이 한진칼 지분 10.66%를 확보하면서 3자연합 측의 지분율은 45.24%에서 40.4%로 줄었고, 조 회장 측의 우호 지분율은 47.33%가 됐다.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세워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기들. 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세워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기들. 연합뉴스

앞서 KCGI는 지난해 산업은행이 한진칼 신주를 제3자 배정 유상증자 형식으로 인수하는 것은 주주권을 침해한다며 신주 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서울중앙지법이 이를 기각했다. 당시 KCGI는 입장문을 내고 “한진그룹의 전문 경영인 체제 및 독립적 이사회에 대한 소신은 변함이 없다. 이를 위한 고민과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예고와는 달리 지난달 주총에서 주주제안을 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

KCGI는 17.54%에 달하는 지분을 당장 처분하기는 어려운 만큼 당분간 통합항공사 출범 상황을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 KCGI는 “대형항공사 통합은 KCGI가 2019년 아시아나 인수에 참여 때부터 일관적으로 주장해온 사안”이라며 “정보기술(IT) 강국으로서 대한민국의 위상과 세계항공물류 3위, 여객 5위의 인천공항의 위상을 감안할 때 통합 항공사 출범은 엄청난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절차상 주주권 침해의 문제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두 차례 증자로 재무구조는 개선됐다”며 “3자 배정에 의한 산업은행의 증자 참여로 적은 지분으로 독단적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던 현 한진그룹 대주주와 경영진에 대한 최소한의 감시와 견제 장치가 마련됐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조원태, 아시아나항공 인수 최대 수혜”

조 회장은 이로써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통해 대한항공을 글로벌 10위권에 드는 국적 항공사로 키우는 동시에 경영권까지 지키게 됐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따른 가장 큰 수혜자는 조 회장이란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3자 연합이 산은의 등장으로 투쟁의 명분과 동력을 잃었다”며 “막대한 자금력과 공권력을 갖춘 산은이 궁지에 몰렸던 조 회장을 구해준 셈”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한항공은 올해 안에는 각국 공정거래 당국으로부터 결합승인을 받고, 오는 2024년까지 아시아나항공 통합 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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