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담기도 민망한 여고생 비하글···교감 "재학생이면 퇴학"

중앙일보

입력 2021.04.01 16:16

업데이트 2021.04.01 16:32

지난달 29일 오전 충남 천안에 있는 A여고 교감은 보직교사로부터 보고를 받고 깜짝 놀랐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로 A여고 학생들을 성(性)적으로 비하하는 내용이었다. 입에 담기조차 민망한 표현이 대부분이었다. 교감은 해당 글을 올린 학생이 인근 B고등학교 학생으로 추정하고 해당 학교 교감에게 이런 사실을 알렸다.

인터넷 커뮤니티에 천안의 특정학교 여학생을 성(性)적으로 비하하는 내용의 글을 올려진 사건과 관련해 지난달 31일 이를 폭로하는 글이 올라와 있다. [사진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인터넷 커뮤니티에 천안의 특정학교 여학생을 성(性)적으로 비하하는 내용의 글을 올려진 사건과 관련해 지난달 31일 이를 폭로하는 글이 올라와 있다. [사진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A여고와 B고는 각각 글을 올린 사람을 찾아달라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B고 측은 여학생을 비하하는 글을 올린 사람이 재학생으로 확인되면 최고 수준의 징계를 내리기로 결정했다. 여학생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주고 학교와 동료 학생들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이유에서다.

충남교육청, "사태 엄중하다" 진상조사

특정 여고 여학생 성희롱·신체 거론하며 비하

1일 충남교육청과 A여고·B고 등에 따르면 인터넷 커뮤니티에 B여고 학생들을 비하하는 선정적이 글이 올라온 건 지난달 15일쯤이다. 커뮤니티 갤러리는 B고 이름으로 돼 있었다. 이 글을 폭로한 사람은 ‘천안 OO고 남학생들의 성희롱을 폭로합니다, 도와주세요’라며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현재 해당 커뮤니티에서는 여학생을 비하하는 글이 모두 삭제된 상태다.

지난달 29일 해당 사실을 전달받은 B고 측은 교사와 학생들에게 관련 내용을 알리고 재방 방지를 당부했다. 이 과정에서 1학년 담임교사가 학생들에게 공지한 글이 다른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가면서 또 다른 오해를 불러왔다. B고 측은 “담임교사 아이들에게 주의를 당부하는 내용이 커뮤니티에 올라가자 이를 지도하는 차원의 글이 오해를 가져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26일 충남교육청에서 열린 성인지교육지원센터 개소식에서 김지철 충남교육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충남교육청]

지난달 26일 충남교육청에서 열린 성인지교육지원센터 개소식에서 김지철 충남교육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충남교육청]

B고 측은 1일 오후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글을 올린 사람이 재학생으로 확인되면 최고 수준의 징계인 ‘퇴학 조치’를 내릴 방침이다. 해당 글에는 B고를 특정할 수 있는 건물 이름이 올라와 있다. 이 때문에 커뮤니티에 여학생 비하 글을 올린 사람이 B고 재학생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상황이다. B고는 일반인이나 졸업생이면 허위사실 유포나 학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경찰에 고소할 예정이다.

해당 학교 "일벌백계 차원 처리, 재발 방지 대책 마련" 

B고 관계자는 “사태를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우리 학교 학생이라고 특정할 수 없지만 확인된다면 일벌백계 차원에서 처리할 것”이라며 “교사와 학생들에게 대한 양성평등 교육을 강화하고 재발 방지 대책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A여고는 1일 오후 학생회 간부들과 긴급회의를 갖고 경찰 수사 의뢰를 결정했다. 애초 A여고는 학교전담경찰관(SPO)을 통해 수사 의뢰를 문의했지만 “성(性) 관련으로는 어려울 것 같다”는 통보를 받고 정보통신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의뢰했다.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에 천안의 특정학교 여학생을 성(性)적으로 비하하는 내용의 글을 올려진 사건과 관련해 충남교육청이 진상조사에 나섰다. [사진 충남교육청]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에 천안의 특정학교 여학생을 성(性)적으로 비하하는 내용의 글을 올려진 사건과 관련해 충남교육청이 진상조사에 나섰다. [사진 충남교육청]

A여고 관계자는 “학생들의 충격이 상당하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안정을 되찾도록 상담과 지도를 강화했다”며 “학교와 학생들의 명예가 달린 문제인 만큼 반드시 글을 올린 사람을 찾아서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충남교육청은 두 학교에 대한 현장 조사와 경찰 수사결과를 지켜본 뒤 대응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천안·홍성=신진호 기자 shin.jinb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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