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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 무기력" 김태년 허리 90도 숙였다…與 투톱 릴레이 사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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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성명 발표를 마치고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성명 발표를 마치고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더불어민주당이 부족했습니다.”

1일 오전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이 긴급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김 직무대행은 “민주당은 잘못된 관행의 청산과 권력기관 개혁 등 많은 노력을 해왔고 적지 않은 성과도 있었지만, LH 사태를 계기로 불공정과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생활 적폐의 구조적 뿌리에는 개혁이 접근하지 못했다는 것을 뼈저리게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김 직무대행은 이어 “집값 폭등과 부동산 불패 신화 앞에 개혁은 무기력했다”며 “청년세대의 마음도 제대로 헤아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원인이 무엇이든 민주당이 부족했다”며 거듭 고개를 숙였다. 김 직무대행은 이날 회견에 앞서 민주당 원내부대표들과 함께 허리를 90도로 구부려 인사했다.

이날 김 직무대행의 사과 기자회견은 전날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에 이은 이틀째 여당 지도부의 사과다. 이 위원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정부·여당은 주거의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했고, 정책을 세밀히 만들지 못했다”며 “무한책임을 느끼며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성실하게 살아오신 많은 국민들께서 깊은 절망과 크나큰 상처를 안게 되셨다”며 “주거의 문제를 온전히 살피지 못한 정부·여당의 책임이 크다”라고도 했다.

“집값 안정화 시작됐다…기회 달라”

다만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 직무대행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효과를 보인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김 직무대행은 “지난 4년간 요동치던 집값이 안정화 되기 시작했다” “민주당이 책임지고 부동산 안정과 주택공급을 결자해지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 직무대행은 또 “민주당에 대한 실망 때문에 과거로 되돌아가서는 안 된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집값 폭등과 투기에 대한 분노 때문에 집값을 올리려는 토건 투기세력을 부활시켜서는 안 된다”라고도 강조했다.

김 직무대행은 최근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박주민 의원의 임대료 문제로 논란이 커진 이른바 ‘임대차 3법’ 의 강행처리를 주도한 인물이다. 지난해 7월 임시국회에서 김 직무대행은 “입법 지연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며 ‘임대차 3법’ 처리를 이끌었다. “시장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야당의 우려에 대해선 “시간 끌기와 회피”, “정치적 반사이익을 얻기 위한 전략”이라고 비판했고, 법안 통과 다음 날엔 “어제 민주당은 세입자 보호제도의 대혁신을 이뤄냈다”고 자화자찬했다.

‘진보 야당’에도 지지 호소 

한편, 김 직무대행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 사회의 포용과 도약에 동의하는 모든 정당과 시민의 연대가 절실한 상황”이라며 진보성향 야당을 향해서도 도움을 청했다. 특히 “개혁 입법 과정에 함께 해준 열린민주당과 시대전환, 기본소득당, 정의당의 의원과 당원께 감사드린다. 박영선·김영춘 후보의 승리를 통해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끝까지 함께 해주시길 바란다”며 이들 정당의 지지를 호소했다.

오현석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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