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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인에도 밥 대접한 母 그립다" 아들의 1억짜리 특별한 효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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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신현철(왼쪽)옹과 고 김옥순 여사. 각각 대구 아너소사이어티 167, 168번째 회원이다. [사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고 신현철(왼쪽)옹과 고 김옥순 여사. 각각 대구 아너소사이어티 167, 168번째 회원이다. [사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세상 떠난 그리운 어머니께 선물"  

세상을 떠난 어머니에게 60대 아들이 1억 원짜리 '아너소사이어티(Honor Society)'를 선물했다. 아너소사이어티는 1억원 이상 기부 또는 2000만원씩 5년 동안 기부를 약정(5년)한 경우에만 가입할 수 있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고액기부자 모임이다.

신홍식 대표, 부모에게 1억원 아너소사이어티 효도

주인공은 신홍식(67) ㈔아트빌리지 대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신 대표는 1일 어머니 고 김옥순 여사 이름으로 아너소사이어티 회원 가입 절차를 모두 마쳤다. 신 대표는 "작고하신 그리운 어머니께 드리는 아들의 선물이다"며 "그 어떤 선물보다 기뻐하실 것 같다"고 전했다.

신홍식 대표. [사진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신홍식 대표. [사진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그가 아너소사이어티를 선물한 배경은 어린 시절의 기억 때문이다. 신 대표의 어머니는 생전 넉넉하지 않은 살림 속에서도 성실히 일하며 6명의 자녀를 키워냈다. 집에 걸인이나 어려운 이웃이 찾아오면 정성껏 밥상을 차려 대접할 만큼 정이 깊고 이웃을 사랑했다고 한다. 또 이웃과 가까운 친척들까지 남모르게 돕는 등 생전 꾸준히 나눔을 실천했다.

신 대표는 "어린 시절 기억에 어머니는 늘 나눔을 실천하셨던 분이다. 이런 소중한 나눔 정신을 기리기 위해 어머니 이름으로 아너소사이어티 가입을 결심하게 된 것이다"고 했다.

신 대표는 지난해 아버지 고 신현철 옹에게도 '아너소사이어티'를 선물했다. 당시 그는 "아버지는 무일푼 농부로 시작해 석(石) 공장을 운영하며 어렵게 6남매를 키웠다"며 "넉넉지 않은 살림이었지만 평생 소외된 이웃을 외면하지 않으셨다"고 했다.

이웃사랑 실천한 '쌀 배달 아저씨'

사실 신 대표도 이웃사랑·나눔엔 빠지지 않는다. 그는 1987년 '풍국공업'을 설립한 후 자신이 받은 것을 사회에 되돌려주겠다는 신념으로 꾸준히 나눔을 실천했다. IMF로 운영하던 사업에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어려울 때 돕고 사는 것이 진짜 돕는 것'이라는 생각으로 힘들지만 나눔을 끝까지 이어 갔다. 이렇게 24년째 매달 80여 가구에 직접 쌀을 구매해서 배달 중이다. 그래서 신 대표는 '쌀 배달 아저씨'로도 유명하다.

자신도 2012년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에 가입했다. '나눔의 또 다른 이름은 행복'이라는 생각을 가진 신 대표는 2017년 12월 자원봉사대상 최고 영예로 꼽히는 국민훈장 석류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신 대표와 같은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은 전국에 2450여명이 있다. 대구엔 168명이 활동 중이다. 대구지역 5번째 아너소사이어티가 된 신 대표를 시작으로 아버지인 고 신현철 옹은 167번째 회원, 어머니인 고 김옥순 여사는 168번째 회원이 됐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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