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수출 호조, 소비심리 풀리니…기업 체감경기 10여년만에 최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달 15일 부산 동구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수출을 기다리는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뉴스1

지난달 15일 부산 동구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수출을 기다리는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뉴스1

살아나는 수출에 기업의 체감 경기도 회복되고 있다. 10여년만에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수출이 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둔화하며 제조업과 비제조업의 체감경기가 모두 좋아진 것이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2021년 3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이번 달 전(全)산업 BSI는 지난달보다 7포인트 오른 83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75) 이후 3개월 연속 오름세로 2011년 7월(87) 이후 9년 8개월만에 가장 높다. BSI는 기업의 체감경기를 알 수 있는 지표로 100이 넘으면 업황이 좋다고 응답한 기업이, 100보다 작으면 업황이 나쁘다는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다.

기업의 체감경기가 빠르게 회복되는 것은 지난해 말부터 수출이 살아나고 있어서다. 여기에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소 진정되면서 내수 경기가 회복될 조짐이 보이는 점도 한몫했다. 실제로 지난달 수출물가지수(2015년=100)는 전월보다 3.1% 오른 97.83을 기록하며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이번달 소비심리도 1년 2개월 만에 낙관적으로 돌아섰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최근 수출이 잘 되고 있고 코로나19 확산이 억제되면서 소비심리가 개선된 덕분에 기업의 체감경기가 좋아졌다”며 “기온도 올라가면서 시민들의 활동이 많아져 내수 회복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1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쇼핑몰에 방문객들이 가득 들어서있다. 뉴스1

1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쇼핑몰에 방문객들이 가득 들어서있다. 뉴스1

제조업과 비제조업의 업황이 모두 지난달보다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달 제조업 업황 BSI(89)는 지난달보다 7포인트 상승했다. 제품 가격 상승 등의 영향이다.

철강제품의 가격이 오르면서 1차 금속(104) 업종의 경우 지난달보다 17포인트나 상승했다. 화학물질·제품(108) 업종도 국제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지난달보다 12포인트 올랐다. 전자·영상·통신 장비(105) 업종도 반도체 관련 전자부품의 가격이 오르면서 지난달보다 5포인트 높아졌다.

비제조업 업황 BSI(77)도 지난달보다 5포인트 올랐다. 소비심리가 개선되면서 내수회복 기미 속 도소매(85) 업종의 BSI가 지난달보다 11포인트가 상승한 영향이다. 정보통신(88) 업종도 미디어 콘텐트 판권의 판매 등이 늘어나면서 지난달보다 8포인트 높아졌다.

BSI와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한 경기심리지수(ESI)는 101.3를 기록해 지난달보다 4.7포인트 상승했다. ESI가 100을 넘은 것은 2018년 6월(100.4) 이후 2년 9개월 만이다. 실제로 이번 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0.5로 코로나19가 확산한 지난해 1월(104.8) 이후 1년 2개월 만에 100을 넘어섰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국내 체감경기가 심리적으로 많이 나아진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국내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완전히 진정되진 않았다는 점에서 추후 체감경기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