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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올해의 차] 운전자 경고, 보조 장비 높은 점수 …‘안전철학’이 통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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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면

제네시스 GV70은 현대차그룹의 최신 ADAS 완성도가 어느정도 수준까지 올랐음을 심사위원들에게 가감없이 보여줬다. 탑승자가 자동차를 믿을 수 있도록 안정적인 개입은 물론 운전자가 상황판단을 쉽게 할 수 있도록 경고도 세심했다. [사진 제네시스]

제네시스 GV70은 현대차그룹의 최신 ADAS 완성도가 어느정도 수준까지 올랐음을 심사위원들에게 가감없이 보여줬다. 탑승자가 자동차를 믿을 수 있도록 안정적인 개입은 물론 운전자가 상황판단을 쉽게 할 수 있도록 경고도 세심했다. [사진 제네시스]

ADAS(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부문은 2021 중앙일보 COTY 주최 측이 각종 시험 항목을 설계하며, 심사에 가장 공을 들인 부문이다. 다양한 시험을 위해 시험 코스 사전 답사, 지난해 우승 차종(볼보 S60)을 바탕으로 다양한 시험과 시뮬레이션을 하는 등 날카로운 평가가 이뤄지도록 했다. 다른 항목의 평가와 달리 하루의 시간을 더 추가한 것도 ADAS 평가만의 특징으로 꼽힌다. 이런 까다로운 테스트를 거쳐 ‘올해의 ADAS’ 타이틀을 거머쥔 주인공은 제네시스 GV70이었다.

올해의 ADAS 제네시스 GV70 #위험한 상황을 실시간으로 안내 #차량 인식률에선 가산점도 받아 #볼보 S90과 접전 끝에 1위 차지

지난 3월 7일은 화성에 위치한 자동차성능시험연구소 내 ‘K-시티’에서 ADAS 실주행 테스트 최종 평가가 이뤄졌다. 최종 후보는 총 7대였다. 프리미엄 모델 그룹에는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 볼보 S90, 제네시스 GV70, 폴크스바겐 투아렉이 포함됐으며 대중 차 그룹에서는 현대 아반떼와 기아 쏘렌토가 맞붙었다.

지난해와 달리 평가항목도 세분됐다. 곡선의 도로에서 얼마나 차로를 잘 유지하고 자동차 스스로 스티어링 조작하며 나아가는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 성능과 전방 차량 추종 기능은 물론 정차 후 재출발이 얼마나 매끄럽게 진행됐는지도 살폈다. 조도가 급격히 변하는 터널 진입과 진출 상태에서의 차로 인식 여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 멈춰 있는 차량을 잘 인식하고 정지했는지, 운전자 경고 기능이 얼마나 명확하게 동작하는지도 따졌다. ADAS와 연관된 부수적인 기능성을 갖췄는지, 후진 중 후측방에서 접근하는 보행자를 인식하고 스스로 제동까지 하는지 등도 시험 항목에 들어갔다.

7개 차량은 모두 앞차를 따라 정차 및 재출발 항목 정도는 무난하게 통과했다. 특히 현대 아반떼와 기아 쏘렌토 등 대중 브랜드 모델에 ‘고속도로 주행 보조(HAD)’ 기능이 탑재되는 등 경쟁력도 우수했다.

변별력은 곡면 차선 인식·주행 능력에서 나왔다. K-시티 시험 주로엔 고속도로 램프와 같은 곡면 주로가 약 100m 설치돼 있다. 좌우로 두세 번 심하게 구부러지는 구간에서 지난해 챔피언인 볼보의 신차, S90만이 운전자 개입 없이 스스로 통과하는 능력을 뽐냈다. 대부분 차량은 모두 첫 번째 곡면 주로에서 차로 중앙 유지 기능이 자동 해제되거나 길을 잃고 차선을 벗어났다. 폴크스바겐 투아렉과 제네시스 GV70은 S90만큼은 아니지만, 차로를 이탈하지 않게 조금 더 적극적으로 스티어링을 조작해 추가 점수를 받았다.

최신 안전장비를 탑재해 가장 안전하고 편안한 자동차로 선정된 제네시스 GV70.

최신 안전장비를 탑재해 가장 안전하고 편안한 자동차로 선정된 제네시스 GV70.

조도가 급격하게 변하는 터널 진입이나 진출 시에도 S90, GV70, 투아렉이 상대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S90은 거의 아무렇지 않다는 듯 차로를 유지하면서 터널 구간을 통과했으며, GV70과 투아렉은 이따금 인식을 못 하긴 했지만 무난하게 차로 중앙을 잘 유지했다.

GV70은 나머지 항목 대부분에서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다. 후측방 보행자 인식 및 정지 항목에서는 보행자 인식 후 운전자에게 시각적, 청각적인 경고를 한 후 응답하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브레이크를 작동시켰다.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 놀라지 않게 자동차를 멈춰 세운 것이다. 반면 일부 모델은 보행자 인식률이 부족한 모습을 보여주는가 하면 너무 갑작스럽게 브레이크를 작동시켜 점수를 잃었다. 브레이크를 작동시켰지만 사실상 보행자가 지나간 후 늦게 반응한 모델도 나왔다.

또 GV70은 운전자 경고와 ADAS 보조 장비, HMI(Human-Machine Interface) 부분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청각·시각 경고 표시는 물론 후측방 카메라를 통해 위험한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여줬다. 단순히 붉은색 경고 표시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 위험한 것인지 애니메이션을 통해 잘 설명했다. 운전자의 시선을 인식해 운전 중 다른 곳을 바라보면 경고를 해주는 기능도 있다. 한 번 더 진화된 HDA2 기능은 주행 중 스스로 차로를 변경해 주거나 끼어드는 차량 인식률이 높아졌다는 부분에서 가산점도 챙겼다.

각 항목 10점씩 총 70점 만점에서 제네시스 GV70이 62점을 받아 1위에 올랐다. 함께 1위 자리를 놓고 경쟁했던 볼보 S90은 볼보만의 회피 조향 기술 등 신기술을 담고 있었음에도 일부 항목에서 GV70보다 낮은 점수를 받아 아쉽게 2위에 만족해야 했다.

GV70이 올해의 ADAS 부문에 선정되기까지 심사위원들은 수 시간에 걸친 논의가 필요했다. 제조사마다 각기 다른 안전철학을 갖고 ADAS 기능을 개발한 부분을 어떻게 반영할지가 주요 주제였다. 심사위원들은 후보로 나온 각 차량의 ADAS 역할, 운전자를 ‘어떻게 도와주는지’ 등을 따졌다. 자율주행차를 지향하면 운전자가 편안함을 느낄 수 있지만 운전 자체에 집중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진다. 반대로 지속적으로 운전자에게 경고를 하면 운전에 집중해도 쉽게 피로감을 느낄 수 있어 브랜드 철학과 완성도 사이에서 논의가 오갔다.

가격 대비 안전에 대한 고민과 성능 수준을 어느 정도 수준으로 가산점을 줄지에 대해서도 논의가 있었다. 높은 사양의 ADAS가 탑재된 신차는 고가 모델일 확률이 높으며, 대중 모델에 탑재된 ADAS는 상대적으로 제한적 기능을 발휘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다양한 주제를 통한 ‘마라톤 회의’가 이뤄진 후 제네시스 GV70이 ‘올해의 ADAS’ 상을 받는데 만장일치로 의견을 모았다. 그렇게 오랜 시간의 시험과 다수 전문가의 고민을 통해 ADAS 부문 우승자가 탄생했다.

화성= 중앙일보 COTY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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