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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전문가 "北 순항ㆍ탄도미사일 섞어 쏘면 요격 못할 수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북한이 지난 25일 새로 개발한 신형전술유도탄 시험발사를 진행했다며 탄도미사일 발사를 공식 확인했다. 이번 신형전술유도탄은 탄두 중량을 2.5t으로 개량한 무기체계이며, 2기 모두 성공적으로 시험 발사가 이뤄졌다고 조선중앙TV가 26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화면 캡처]

북한이 지난 25일 새로 개발한 신형전술유도탄 시험발사를 진행했다며 탄도미사일 발사를 공식 확인했다. 이번 신형전술유도탄은 탄두 중량을 2.5t으로 개량한 무기체계이며, 2기 모두 성공적으로 시험 발사가 이뤄졌다고 조선중앙TV가 26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화면 캡처]

북한이 최근 잇따라 시험 발사한 순항ㆍ탄도미사일을 실전에서 섞어 쏠 경우 레이더망 파괴로 한국이 제대로 대응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미국의 미사일 전문가에게서 나왔다. 이언 윌리엄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미사일방어 프로젝트 부국장이 30일 보도한 미국의소리(VOA)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북한의 최근 미사일 시험발사를 평가하면서다.

순항미사일로 레이더망 파괴한 뒤 #탄도미사일 발사하면 요격 못해 #"무기 실험은 한반도 전쟁 대비용"

우선 윌리엄스 부국장은 지난 21일(순항미사일)과 25일(탄도미사일)에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모두 한국을 겨냥한 무기라고 지적했다. 그는 "남북한 간에 전쟁이 발발한다면 표적은 한국이 될 것"이라면서 "(북한이 개발한) KN-23, KN-24, KN-25 등 좀 더 효과적인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은 일본을 타격하긴 어렵고 미국을 공격할 수도 없다. 전적으로 한반도에서 벌어지는 전쟁에 사용할 무기"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전쟁의 무대가 한반도가 될 것이란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계속되는 무기 실험은 그런 상황을 준비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북한은 지난 25일 발사한 탄도미사일을 '신형 전술 유도탄'으로 발표하면서 사거리가 약 600㎞라고 주장했다. 한반도 전역을 타격 범위에 뒀다는 의미다.

25일 북한이 발사한 신형전술유도탄.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25일 북한이 발사한 신형전술유도탄.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윌리엄스 부국장은 북한의 순항미사일 위협에도 주목했다. 그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결의 위반은 아니라 해도 순항미사일은 매우 다른 종류의 공중 위협"이라며 "북한이 순항미사일과 탄도미사일을 섞어 쏘는 상황은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순항미사일은 탄도미사일보다 파괴력은 낮지만, 정확도가 높은 데다가 특성상 낮게 비행해 요격하기가 까다롭다는 점에서다. 이와 관련, 윌리엄스 부국장은 "북한이 순항 미사일로 (한국군의) 레이더를 무력화한 뒤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한국은 제대로 대응할 수 없게 된다"며 "(미사일 탐지·추적 자산인) 레이더가 없으면 요격미사일도 무용지물이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순항미사일과 탄도미사일을 결합한 이중 능력은 한국의 미사일 방어망을 약화하고 북한의 타격을 더욱 정확하게 만든다"고 강조했다.

사드 레이더(AN/TPY-2) 탐지거리.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사드 레이더(AN/TPY-2) 탐지거리.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다만 순항미사일의 전술핵무기 탑재 능력에 대해선 "순항미사일의 탄두 중량이 100kg 정도인 것을 고려할 때 북한의 소형화 기술로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언젠가는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탄도미사일은 상황이 다르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국가정보원은 29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군사 이론적으로는, 소형 핵무기(전술핵)가 개발돼 있으면 탑재가 가능하다"는 설명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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