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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김상조, 목돈 필요해 전세 인상” 했다는데, 예금 14억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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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청와대는 김상조 정책실장이 아파트 전세금을 14.1% 올렸다는 지난 28일 보도에 “살던 집 전세금이 크게 올라 목돈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 실장은 예금만 약 14억원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청와대 “시세보다 낮게 전세 놨다” #부동산 “1층은 기본적으로 싸다”

전자관보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김 실장은 지난해 7월 29일 자신이 보유한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한신오페라하우스 2차 아파트의 전세금을 기존 8억5000만원에서 9억7000만원으로 14.1%(1억2000만원) 올렸다. 계약 갱신 시 전세금 인상 폭을 5%로 제한하는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 시행 이틀 전이었다.

“정책실장이 남들은 못 올리게 하고, 자기만 전셋값을 올렸다”는 비판이 일자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김 실장이 사는 아파트의 전셋값이 크게 올라 목돈이 필요해 어쩔 수 없이 올린 것”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이 전세로 살고 있는 서울 성동구 금호동3가 두산아파트는 보증금 3억3000만원에 월세 50만원이었는데, 2019년 12월 월세 없이 전세 5억원으로 전환됐다. 이후 지난해 8월 5000만원(10%) 올라 전세금 5억5000만원이 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연이은 계약 갱신으로 결과적으로 2억2000만원의 부담이 는 셈”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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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목돈이 필요했다”는 청와대 해명과 달리 관보를 보면 김 실장은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예금으로만 13억9081만원을 보유하고 있었다. 김 실장 본인 명의로 9억4645만원, 배우자 명의로 4억4435만원이다. 전세금 낼 돈이 없어 인상할 수밖에 없었다는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김 실장이 지난해 7월 일시적으로 현금이 부족했을 가능성도 높지 않다. 김 실장은 지난해 2억원의 금융채무를 갚은 것으로 나타났다.

청와대는 김 실장이 받은 전세금 9억7000만원이 “시세보다 낮다”고도 했다. 한신오페라하우스 2차 아파트(전용면적 120.22㎡)는 지난해 김 실장 계약을 빼고 세 차례 계약이 있었는데 모두 12억5000만원에 이뤄졌다. 하지만 김 실장이 보유한 집은 1층이다. 청담동 한 공인중개사는 “1층 매물은 기본적으로 싸다. ‘시세보다 낮다’고 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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