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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온듯' 베이징 미세먼지 최악황사, 오늘 한국 덮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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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28일(현지시간 ) 중국 베이징에서 마스크를 쓴 남성이 중앙상업지구가 보이는 전망대 앞을 걸어가고 있다. 이날 중국 중앙기상대는 베이징과 허베이 등 15개 성에 황사 황색경보를 발령했다. 베이징 일대의 미세먼지(PM10) 농도 역시 2500㎍/㎥으로 심각한 수준을 기록했다. [EPA=연합뉴스]

28일(현지시간 ) 중국 베이징에서 마스크를 쓴 남성이 중앙상업지구가 보이는 전망대 앞을 걸어가고 있다. 이날 중국 중앙기상대는 베이징과 허베이 등 15개 성에 황사 황색경보를 발령했다. 베이징 일대의 미세먼지(PM10) 농도 역시 2500㎍/㎥으로 심각한 수준을 기록했다. [EPA=연합뉴스]

몽골과 중국에서 발원한 황사가 또다시 국내로 유입되면서 29일부터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나쁨’ 수준으로 치솟는다. 여기에 대기 정체 현상까지 겹쳐 고농도 미세먼지가 이달 말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환경부는 전국에 황사 위기경보 ‘관심’ 단계를 발령했다. 28일 기상청에 따르면 몽골 전역과 중국 네이멍구 고원에서 발원한 황사가 한반도로 접근하고 있다. 기상청 천리안 2A호 위성에도 중국 베이징부터 만주 지역에 이르기까지 넓게 퍼진 먼지 구름이 한반도로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날 오전부터 황사의 영향권에 들어간 베이징의 경우 미세먼지(PM10) 농도가 2523㎍/㎥까지 치솟았다.

베이징~만주 먼지구름 한국 이동 #대기정체로 장기간 머물 수 있어 #전국 미세먼지 ‘매우나쁨’ 전망

서해5도를 통해 국내 유입된 황사는 29일과 30일 전국에 확산될 것으로 예측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29일 새벽 서울 등지에 약한 비가 그치고 나면 북서풍을 타고 오전부터 황사가 전국에 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29일 미세먼지 농도는 전국적으로 ‘매우 나쁨’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30일에도 전국적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으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6일 황사 때는 미세먼지 농도만 높았지만, 이번에는 입자가 작은 초미세먼지(PM2.5) 농도도 ‘나쁨’ 수준으로 치솟을 전망이다. 안준영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 총괄예보관은 “이번 황사는 초미세먼지 비중이 지난번 황사보다 높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황사는 하강기류를 만나야 지상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국내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황사가 유입된 후 대기 정체 현상이 발생하면서 고농도 미세먼지가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대기질통합예보센터는 “30~31일에도 전국적으로 전날 잔류한 미세먼지가 대기 정체로 축적되고 국외 미세먼지가 유입되면서 미세먼지 농도가 ‘높음’ 수준일 것”이라고 예보했다.

안준영 총괄예보관은 “29일 오후부터는 한반도가 서해와 동해상에 위치한 고기압 사이에 샌드위치처럼 끼면서 유입된 황사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천천히 이동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베이징도 2주 만에 다시 찾아온 초강력 황사에 뒤덮였다. 네티즌들은 노란 먼지에 뒤덮인 ‘화성’으로 다시 돌아갔다며 지난 15일 최악의 황사 때 만든 각종 밈(meme·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사진)을 올리며 자조했다.

중국 중앙기상대는 이날 차가운 공기와 강한 바람 영향을 받아 베이징, 허베이, 톈진, 랴오닝 중서부 등 중국 북부 15개 성(省)에 황사 황색경보를 발령했다. 이 가운데 네이멍구 중부와 베이징 일대는 모래폭풍이 몰아친다고 예보했다.

장린눠(張琳娜) 베이징 기상대 수석예보관은 “전날(27일) 몽골에서 강한 회오리바람이 발생한 뒤 초속 30m에 육박하는 6~8급 강풍과 결합하면서 황사가 시작됐다”며 “회오리바람 북쪽의 찬 공기와 만나 남하했으며 대기 질이 급속히 악화했다”고 말했다고 관영 신화사가 보도했다. 하지만 지난 15일 최악의 황사에 비해 강도는 다소 약하다고 기상대는 밝혔다. 최악의 황사가 덮친 15일 베이징 일대의 가시거리는 500~800m에 불과했던 데 비해 이날은 1000m 선을 기록했다.

천권필 기자,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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