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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동 대저택 살면서"···吳 '박영선 3선' 구로구서 작심발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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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26일 강서구 등촌동에서 출발해 양천구 신월동→구로구 가리봉동→용산구 용문시장→종로구 조계사→중구 명동성당→송파구 새마을시장→강동구 굽은다리역을 도는 ‘W'자형 유세를 펼쳤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26일 구로구 가리봉동을 찾아 한 주택을 가리키며 유세하고 있다. 오 후보 캠프 제공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26일 구로구 가리봉동을 찾아 한 주택을 가리키며 유세하고 있다. 오 후보 캠프 제공

오전엔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18대 부터 내리 3선을 했던 구로구 등 서남권 공략에 집중했다. 서남권은 과거 공단지역 등 전통적 진보 색채가 강한 곳인데, 최근 부동산 개발 이슈가 부상하며 4‧7보궐선거의 캐스팅보트로 떠올랐다. 25일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24일 조사)에선 오 후보의 서남권 지지율(56.6%)이 박 후보(34.6%)를 앞섰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날 오 후보는 작심한 듯 부동산 관련 발언을 쏟아냈다. 양천구에선 “재개발‧재건축은 해야 할 시점이 됐는데도 미루고 못 하게 하는 게 지금 서울시(서서울 호수공원 유세)”, “박 후보 정책을 보니 멀쩡한 공터에 인공구조물 세우고 나무 심겠다고 하는데 그게 일상생활에 도움 되겠나. 제가 들어가면 재건축·재개발 등을 통해 새로운 주택이 공급 될 것(신정네거리 유세)”이라고 주장했다. 용산구 용문시장에선 “용산공원 지하에 도로를 만들어 용산을 교통허브, 강북의 ‘코엑스’처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구로구 가리봉동에선 박 후보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동시에 저격했다. 가리봉동은 박 후보의 옛 지역구이면서 박 전 시장의 역점사업인 도시재생사업이 진행 중인 곳이다. 오 후보는 “10년 동안 선거할 때마다 지역 현안사업 해준다고 약속했던 국회의원이 누구인가. 그 양반이 시장후보로 나왔는데 이 ‘곰탕공약’처럼하면 지금 하는 공약 믿을 수 있겠나”라고 꼬집었다. “(박 후보의)집은 이 동네도 아니고 연희동 대저택이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일하니 10년 간 바뀐 게 없다”는 직격탄도 날렸다. 박 전 시장에 대해선 “제가 했던 주택정책을 박 전 시장이 절반 이상 해체했는데, 가리봉동도 그 중 하나”라고 했다.

이날 오전 강서구 증미역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을 직접 거론하며 “집값 올려놓은 것은 100% 문 대통령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오 후보는 “집값이 다락같이 오를 때까지 아무 일도 안 하다가 뒤늦게 3기 신도시 지정하고, 세금 규제하고, 은행 대출 제한하는 뒷북 행정을 했다”면서 “제가 (과거에)연설할 때 ‘무슨 중증 치매 환자도 아니고’라고 했더니 (여당에서)과한 표현이라고 하는데, 야당이 그 정도 말도 못 하나”라고 반문했다.

앞서 오 후보는 2019년 10월 광화문 보수단체 집회에서 ‘우리 경제가 올바르게 가고 있다’는 문 대통령의 발언을 겨냥해 “중증 치매 환자 넋두리 같은 소리”라고 비판했고, 여당은 이 발언을 비판하고 있다.

한편 이날 오 후보 유세 중 '치매' 발언에 대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페이스북에 "(서울시장에) 당선되고 싶으면 닥치라. 이 인간은 아예 개념이 없다. 당에서 막말 주의보를 내렸다더니"라고 썼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를 방문해 주지 지현스님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오 후보 캠프 제공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를 방문해 주지 지현스님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오 후보 캠프 제공

오 호보는 오후엔 종교계의 지지를 호소했다. 조계사 주지 지현스님은 오 후보에게 “(코로나19에선)함께 살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 시장이 되시어 멋지게 해달라”고 당부하며 책 세 권을 선물했다. 염수정 추기경은 예방했다. 염 추기경은 “국민들이 좌절감과 어려움을 느끼는 것 같다. 시장이 되면 잘 해결해달라”는 덕담을 했다.

이날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현재 지지율)20% 차이가 (결과로) 다 이어지지는 않을지 모른다"며 "한 5~7% 차이로 우리가 이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유튜브에 출연한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가  '거의 이겼다'고 말한 걸 두고는 "박 후보를 위로하기 위해 하는 소리다. 그 사람이 진짜 선거를 제대로 아는 사람이면 내심 ‘이 선거 졌구나’ 했을 것”이라고 했다.

5~7%포인트 차이의 승리를 전망한 김 위원장의 말은 야당 내부의 기강 해이 등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들린다. 오 후보도 이날 용산구 유세에서 “지지율이 좀 앞선다는 뉴스만 보면 등줄기에 식은땀이 흐른다. 민주당 조직이 너무 세 지금은 박빙"이라고 말했다.

◇박영선 '20대 경험치' 발언에 “정상적 판단 있나”=이날 오세훈 후보는 박영선 후보를 향해 “20대가 경험이 부족해서 지지하지 않는다는 후보가 정상적 판단이 있다고 인정할 수 있나”라고 비판했다. 앞서 박 후보는 이날 오전 유세 중 20대 여론조사 지지율이 낮은 이유에 대해 “20대는 아직까지 과거의 역사에 대해 30~40대나 50대보다는 경험수치가 좀 낫다. 그러니까 지금 여러가지 벌어지는 상황들을 지금 시점만 보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오 후보는 “민주당이 공정한 당인가, 선진국 만들 수 있는 당인가에 대해 낙제점 주고 지지하지 않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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