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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온달'장군 족보 받았다…‘문중 역사 총망라’ 한국족보박물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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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달 장군 시조’ 금구 온씨, 족보 기증 

고구려 온달(溫達) 장군이 시조인 금구(金溝) 온씨 문중이 자신들의 족보를 대전 한국족보박물관에 기증했다.

충북 단양에 있는 온달산성에 오르면 남한강 굽이가 훤히 내려다보인다. 중앙포토

충북 단양에 있는 온달산성에 오르면 남한강 굽이가 훤히 내려다보인다. 중앙포토

26일 대전 중구에 따르면 금구 온씨 문중 측이 전날 중구 침산동에 있는 한국족보박물관에 족보 1점을 보냈다. 2002년 발행한 이 족보는 상·하권으로 구성돼있다.

한국족보박물관 심민보 학예연구사는 “온달 장군을 시조로 모시는 온씨 집성촌이 전북 김제 금구면에 있다는 것을 알고 수소문한 끝에 문중 관계자를 만날 수 있었다”며 “역사적 인물인 온달장군 관련 소중한 자료이니만큼 기증해달라 요청했더니 문중 측에서 흔쾌히 응했다”고 말했다. 2015년 인구주택 총조사에 따르면 금구 온씨는 전국에 1581명이 있다.

 지난 25일 한국족보박물관에서 금구 온씨 족보 기증식이 열렸다. 왼쪽부터 중구청 김민선 뿌리공원담당, 한국족보박물관 변규태 관장, 전국뿌리문중협의회 지정석 회장, 유정원 사무총장. [사진 대전 중구]

지난 25일 한국족보박물관에서 금구 온씨 족보 기증식이 열렸다. 왼쪽부터 중구청 김민선 뿌리공원담당, 한국족보박물관 변규태 관장, 전국뿌리문중협의회 지정석 회장, 유정원 사무총장. [사진 대전 중구]

한국족보박물관은 '온달 장군 족보로 보는 삼국시대 인물 이야기' 등 다양한 주제의 특별전을 열 계획이다. 또 삼국사기에 등장하는 이야기를 족보에서 찾아보는 교육프로그램을 개발, 어린이들이 성씨의 역사에 관심을 갖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온달 장군 서울 아차산서 전사?

『삼국사기』에 따르면 온달은 고구려 평원왕(?~590)과 영양왕(?~618) 때의 장수이다. 평민 출신으로 평원왕의 사위가 되어 577년 북주(北周)의 무제가 고구려를 침략했을 때 큰 공을 세웠다. 590년 신라에 빼앗긴 영토를 되찾기 위해 군사를 이끌고 남하했으나 아단성에서 전사했다.

아단성이 서울 광진구 아차산에 있는 아차산성이라는 설과 충북 단양의 온달산성이라는 주장이 있다. 온달은 용모가 우스꽝스러워 ‘바보 온달’이라 불렸다. 그러다가 평강공주와 결혼하면서 새로운 인생이 시작됐다고 한다.

금구 온씨 족보. [사진 대전 중구]

금구 온씨 족보. [사진 대전 중구]

최초의 족보는 광개토대왕비 

한국족보박물관은 대전시 중구가 2010년 사업비 36억원을 들여 지었다. 족보를 주제로 한 국내 최초의 박물관으로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1733㎡)다. 전국 240여 개 문중에서 기증한 족보 6000여점이 전시됐다. 족보 이외 임금의 교지(敎旨·사령장) 200여 점, 1700년대 호패(號牌) 7점, 문집 200여 권 등이 있다. 족보박물관은 연간 30여만명이 찾을 정도로 인기다.

 한국족보박물관 심민호학예사(오른쪽)와 직원이 창녕 성씨 문중에서 기증한 세계(世系휴대용 족보)를 펼쳐 보이고 있다. [중앙포토]

한국족보박물관 심민호학예사(오른쪽)와 직원이 창녕 성씨 문중에서 기증한 세계(世系휴대용 족보)를 펼쳐 보이고 있다. [중앙포토]

이곳에는 다양한 형태의 족보가 있다. 손바닥보다 작은 휴대용 족보에서 키보다 더 큰 비석족보, 돌족보 등이 있다. 왕과 왕비의 일정한 범위 안에 든 친인척만을 수록한 ‘왕실족보’를 포함해 동일한 핏줄의 시조에서 따로 떨어져 나간 해당 파계만을 수록한 ‘파보(派譜), 본관과 성을 같이하는 동족의 모든 인물을 수록하는 ‘대동보’ 등이 있다. 작성한 사람이 자기의 가게의 직계에 한정해 밝힌 ‘가승(家乘)', 동족의 시조에서 갈라진 2개 파 이상을 편찬한 '세보(世譜)' 등도 있다.

현존하는 최초의 족보는 광개토대왕릉비라고 한다. 한국족보박물관 역사 전시실에는 중국 지린(吉林)성 지안(集安)에 있는 실제 광개토대왕비와 같은 크기(높이 6m)의 모형이 전시돼 있다.

대전=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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