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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부족 사태로 미국 내 픽업트럭 생산 잇따라 중단

중앙일보

입력

포드가 지난해 6월 공개한 신형 픽업트럭 'F-150'. [사진 포드]

포드가 지난해 6월 공개한 신형 픽업트럭 'F-150'. [사진 포드]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로 인해 미국을 대표하는 자동차 메이커인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가 잇따라 픽업트럭 생산을 중단하는 결정을 내렸다. 일반 승용차의 뒷부분을 적재함 형태로 바꾼 픽업트럭은 짐을 싣고 다니기 편하기 때문에 미국 내에서 인기가 많다. 고수익 차종 생산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GM·포드의 올 상반기(1~6월) 수익성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미국 최다 판매 차종도 결국 생산중단 

26일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모티브뉴스와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포드는 지난 25일 미국 미시간 주 디어본 공장에서 픽업트럭 F-150의 생산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일단 28일까지 라인 가동을 멈추고, 그 이후에는 상황에 따라 조업을 재개할지 결정할 방침이다. F-150을 비롯한 포드의 F시리즈는 북미 지역의 대표적 인기 차종이다. 포드 F시리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78만7422대가 판매돼 미국 내 단일 차종으로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포드는 지난달만 하더라도 미시간 공장의 기존 3교대 생산라인을 8시간, 2개 조로 줄이는 방식으로 반도체 부족 사태에 대응했다. 일단 반도체를 탑재하지 않은 상태에서 차량을 조립한 다음 공장에 세워놓기도 했다. 그러나 반도체 부족 사태가 계속되자 결국 일손을 놀리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출시한 신형 F시리즈에는 앞 유리 와이퍼용 모터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고가 사양인 시스템 반도체(비메모리 반도체)를 할 수 없이 대신 탑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GM 역시 미주리 주 공장을 29일부터 다음 달 12일까지 가동 중단하기로 했다. GM은 미주리 주 공장에서 산하 브랜드인 GMC 캐니언과 쉐보레 콜로라도 등 픽업트럭을 생산했다. GM은 캔자스 주 공장도 다음 달 중순까지 가동을 멈추기로 했다. 한국GM의 경우에도 일단 4월 중순까지 부평2공장을 절반 수준만 가동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현대차도 상당수 차종 주말 특근 없애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는 최근 일본 반도체 업체 르네사스 공장 화재 사태로 더욱 나빠지고 있다. 현대자차의 경우, 코나·아반떼·쏘나타 등 일부 차종의 주말 특근을 없애는 방식으로 생산 물량을 조절하고 있다. GM은 반도체 문제로 인한 생산 중단을 최대한 피하기 위해 일부 차종의 설계를 한시적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쉐보레 실버라도, GMC 시에라 등 인기 픽업트럭에 대해선 반도체가 들어간 연료 관리모듈을 탑재하지 않고 생산·판매하기로 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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