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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백신 접종속도 느린 한국, 경제 회복도 느려질 것”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방역 성공에도 백신 접종 속도가 느린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은 경제 회복도 느려질 것이다. ”

인도, AZ백신 수출 중단 “내수 우선”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지난 24일 ‘백신 접종이 느린 아시아가 경제 회복 기회를 낭비하다’라는 기사에서 지적한 내용이다. 초기 코로나 방역에 성공한 한국·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이 백신 출시 이후 집단면역 경쟁에선 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글로벌 통계 사이트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는 백신 접종률이 3% 미만이다. 백신을 생산하는 중국(홍콩 포함)조차 5%에 불과하다. 백신을 수입해야 하는 한국(1.3%)·일본(0.5%)과 호주(0.6%)는 더욱 낮다. 반면 백신 접종을 주도한 영국과 미국의 접종률은 각각 41%와 25%에 이른다.

이에 따라 아시아 국가들은 앞으로 서방 주도의 글로벌 경기 회복 국면에서 성장이 제한되는 등 백신 도입을 서두르지 않은 대가를 치르게 될 것으로 WSJ은 분석했다. 아시아 국가들은 초기 방역에 성공하면서 경제적 피해는 크지 않았고 아직은 상황이 크게 나쁘지 않다. 하지만 집단 면역이 더디면서 국경 통제나 사회적 거리 두기 등과 같은 조치를 조기에 완화하기는 힘든 상태다. 이처럼 집단 면역이 늦어질수록 경제적 부담을 더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공급하는 인도가 자국 생산분의 수출을 일시 중단하고 내수로 돌리기로 했다고 25일 로이터 통신과 BBC 등이 보도했다. 코로나19가 재확산 조짐을 보이고, 정부가 백신 접종 대상을 넓히면서 자국 수요 충족을 우선시하기로 했다.

인도의 외교 소식통은 BBC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수출을 일시 중단했다. 내수가 우선이다”라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도 다른 소식통이 “인도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수출도, 아무 것도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인도에서 생산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공급 받는 나라들이 당분간 수급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인도는 ‘세계의 백신 공장’으로 불리며 세계 생산의 약 60%를 맡는다. 인도혈청연구소(SII)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위탁 생산해 지금까지 76개국에 6000만 회분 이상을 공급했다. SII는 이미 브라질·사우디아라비아·모로코 등에 대한 공급을 연기했다.

BBC는 이번 조치로 글로벌 백신 공동 구매·배분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에 대한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약 190개국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BBC는 5월쯤이나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 국내 업체인 SK바이오사이언스가 위탁 생산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공급받는다.

임선영·정영교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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