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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지난 일요일 침묵 속 미사일 2발 발사···한미 당혹"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워싱턴포스트는 북한이 지난 주말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23일 보도했다. 사진은 지난해 3월 29일 북한이 실시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 사진. [노동신문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워싱턴포스트는 북한이 지난 주말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23일 보도했다. 사진은 지난해 3월 29일 북한이 실시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 사진. [노동신문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주말 단거리 미사일 여러 발을 발사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은 복수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맹렬히 비난한 뒤 21일 미사일을 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2발이라고 보도했다.

미사일 종류와 발사 지점, 사거리 등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WP는 북한의 이번 시험 발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대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첫 직접적인 도전을 나타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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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적으로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는 한국 합동참모본부 발표를 통해 공개된다. 이번처럼 외신 보도를 통해 알려지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북한이 침묵한 것도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진다.

WP는 "북한은 통상적으로 기술력을 강조하기 위해 이 같은 (군사적) 발전을 알리는데, 일요일 미사일 발사에 대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아 미국과 남한 관리들을 당혹스럽게 했다"고 전했다. 이번 시험 발사는 미 당국이 해외에서 첩보를 취합하는 과정에서 파악하게 된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북한, 21일 단거리 순항미사일 2발 발사.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북한, 21일 단거리 순항미사일 2발 발사.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미 언론을 종합하면 북한은 한미 연합 훈련 종료 후 사흘 뒤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 한·미는 지난 8일부터 18일까지 연합훈련을 했다.

취임 두 달째인 바이든 행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전임 행정부와는 다른 "새로운 접근법"을 내놓겠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대북 정책 수립을 위한 기관 간 검토를 진행 중이다. 대북 정책 검토 기간이 길어지는 가운데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바이든 행정부에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WP는 상황을 잘 아는 세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 행정부는 자신들이 미적거리는 사이 북한이 핵 도발을 재개할 경우 비판받을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면서 "이달 초 북한이 시험을 재개할 수 있다는 신호를 미 정보 당국이 포착하면서 이 같은 우려는 더욱 긴박해졌다"고 전했다.

미 국방부 관리들도 지난 몇 주 동안 북한이 미사일 시험 발사를 할 가능성을 경고해 왔다.

이 같은 배경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13일 "지난 2월 중순 이후 여러 채널을 통해 북한에 연락을 취했지만, 응답을 받지 못했다"고 로이터통신을 통해 공개했다. 다음 날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를 공식 확인했다.

사흘 뒤인 16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한미연합 훈련을 비난하면서 미국을 향해 “미국의 새 행정부에도 한 마디 충고한다”면서 “앞으로 4년간 발편잠을 자고 싶은 것이 소원이라면서 시작부터 멋없이 잠 설칠 일거리를 만들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틀 뒤인 18일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 부상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담화를 내고 "미국의 대조선(대북) 적대시 정책이 철회되지 않는 한 그 어떤 조미(북미) 접촉이나 대화도 이루어질 수 없다"며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이러한 미국의 접촉시도를 무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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