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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천하? 디즈니플러스가 온다…웹툰·K드라마 들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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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디즈니플러스(+)가 한국에 상륙한다. 월트디즈니컴퍼니는 지난해 12월 투자자 행사에서 자사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의 한국 진출을 2021년으로 공식화했다. 2019년 11월 미국과 캐나다에, 지난해 호주·뉴질랜드·유럽·일본 등에 이어서다.

[인터뷰] 루크 강 디즈니 아시아태평양 총괄사장

디즈니플러스의 성장세는 실로 가파르다. 출시 당시 목표했던 '5년 내 구독자 6000만~9000만명 달성'을 훌쩍 넘어 지난 9일(현지시간) 59개국 유료 구독자 1억명을 돌파했다.

구독자 수로만 보면 세계 1위 OTT 넷플릭스(2억400만명)의 절반이지만, 출시 16개월 만의 성과다. 넷플릭스는 OTT 유료구독자 1억명 달성에 10년이 걸렸다. 그래서 업계에선 디즈니플러스를 넷플릭스의 유일한 대항마로 본다. '겨울왕국', '디즈니 프린세스'로 대표되는 월트 디즈니를 비롯해 픽사, 마블, 스타워즈, 20세기폭스(대표작 엑스맨·아바타·타이타닉 등), 내셔널 지오그래픽 등 초대형 지적재산권(IP)을 거느린 '콘텐츠 제국'이기 때문이다. 디즈니플러스는 최근 '프리즌 브레이크', '위기의 주부들', '사운드 오브 뮤직' 등 인기 드라마·영화 모음인 '스타 브랜드관'까지 추가하며 확고한 입지를 자랑하고 있다.

디즈니플러스의 한국 진출을 앞두고 루크 강(48·강루가) 월트디즈니컴퍼니 아시아태평양 총괄 사장을 만났다. 지난 23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디즈니코리아 사무실에서다. 한국계 미국인인 그는 디즈니코리아 대표(2011년), 범중화권 대표(2014년), 한·중·일 총괄(2017년)을 거쳐 지난해 12월 아태지역 사장으로 임명됐다.

23일 서울 강남 역삼동 디즈니코리아 사무실에서 루크 강 월트디즈니 아시아태평양 총괄사장 인터뷰가 열렸다. [사진 디즈니코리아]

23일 서울 강남 역삼동 디즈니코리아 사무실에서 루크 강 월트디즈니 아시아태평양 총괄사장 인터뷰가 열렸다. [사진 디즈니코리아]

"웹툰·K드라마 오리지널 넣은 디즈니+ 나온다"

디즈니플러스, 한국엔 언제 출시되나.
구체적인 시점은 밝히기 어렵지만 올해 나온다. 한국 콘텐트, 한국 IP의 역할이 클 것이다.
한국의 어떤 콘텐트를 말하나.
스타 브랜드 산하에 현지 콘텐트를 넣을 예정이다. 다양한 웹툰 IP와 로맨틱 코미디 등 보통의 한국 드라마를 생각하면 된다. 새로운 한국형 슈퍼 히어로가 디즈니플러스에 나온다는 건 아니다.
한국 진출이 늦은 이유는.
한국 소비자 특성을 감안해 현지 콘텐트를 충분히 준비해야 했다. 아태 지역 전체로 보면 진출이 늦은 것도 아니다.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 일본, 인도네시아를 빼고는 모두 출시 전이다.
K콘텐트는 동남아·유럽 등 해외시장에도 진출할 가능성 있나.
글로벌 소비자가 K콘텐트를 사랑하는 것은 자명하지만 한국 소비자가 좋아하고 원하는 콘텐트가 우리에겐 우선이다. '홈 마켓'에 먼저 먹히는 콘텐트여야 한다는 게 우리의 원칙이다.

"한국 제작사와 윈윈…요금은 미정"

국내에 스튜디오 등 제작사를 만들 계획도 있나.
한국의 기존 제작사를 지원하고 활용할 예정이다. 한국의 제작 생태계에 큰 도움이 됐으면 한다.
넷플릭스는 K콘텐트에 적극 투자 중이다. 넷플릭스보다 더 나은 대우, 더 많은 투자를 계획 중인가.
경쟁자의 전략과 수익 분배율은 언급할 수 없지만, 디즈니는 각국 상황에 맞는 '윈윈(win-win)'에 집중한다. 디즈니는 세계에서 가장 크고 가장 퀄리티 높은 콘텐트 그룹이다. 규모와 능력, 노하우 면에서 한국 제작사와 업계 전체에 기여할 기회가 될 것이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사업구조.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월트디즈니컴퍼니 사업구조.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한국 제작사들이 디즈니·넷플릭스의 하청업체로 전락할 것이란 우려도 있다.
우리는 항상 '윈윈'이 원칙이다. 한국의 제작 능력을 해외에 보여줄 기회라고 본다. 수익도 (제작사에서)불만이 나오지 않게 분배할 생각이다.
국내 통신사 등 제휴 파트너는 언제 공개되나. 요금도 궁금하다.
서로의 니즈, 기술 스펙 등을 고려하며 많은 파트너들과 대화 중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조만간 발표할 것이다. 요금제를 준비 중인데, 현재 공개는 어렵다.

"중국은 기회…정치갈등은 언급 피한다"

디즈니에게 한국은 어떤 시장인가.
세계 4~5위 영화 시장이자 '알라딘', 마블 시리즈 등 주요 디즈니 영화가 좋은 성적을 올리는 시장이다. 제작 측면에선 이제 막 글로벌 조명을 받는 곳이다. 디즈니코리아 대표 시절 '어벤져스2'의 한국 촬영을 주도했는데, 당시 제작진이 '이렇게 아름다운 장면이 많은 나라였냐'며 감탄하더라. 앞으로 더 퍼져나갈 분위기라고 본다.
디즈니의 아태 전략에 구심점은 어딘가.
아시아라도 시장 규모, 접근성, 규제 등이 나라마다 천차만별이다. 영화 사업은 중국이 중요하다. 세계 2위 규모인데다, 조만간 미국 시장보다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엔 리스크도 있지만 기회가 아직도 많다. 
지난해 9월 개봉한 실사판 '뮬란' 포스터. 주연배우 유역비의 홍콩 경찰 지지 발언과 중국 내 소수민족 탄압지역인 위구르, 투르판에 감사한다는 엔딩 크레딧이 논란이 되며 세계 각국에서 '#보이콧뮬란' 운동이 일었다. [사진 디즈니코리아]

지난해 9월 개봉한 실사판 '뮬란' 포스터. 주연배우 유역비의 홍콩 경찰 지지 발언과 중국 내 소수민족 탄압지역인 위구르, 투르판에 감사한다는 엔딩 크레딧이 논란이 되며 세계 각국에서 '#보이콧뮬란' 운동이 일었다. [사진 디즈니코리아]

지난해 홍콩 시위 당시 '#보이콧뮬란' 운동에 디즈니는 침묵했다.
뮬란 불매운동은 정치적 요소가 커서 언급을 아낀 것이다. 디즈니는 다양성을 중시하지만, 정치기구가 아니라 민간 기업이다.
오리지널, 캐스팅, 테마파크 등 디즈니 본사의 향후 아태지역 투자 계획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성장성 높고 기회가 많은 시장이다. GDP 합만 봐도 북미나 유럽보다 높고, 인구도 더 많다. 여러 중요 국가가 많고 그 중 하나가 한국이다.
디즈니 작품 대부분이 북미나 유럽 중심인데.
영화만 보고 판단해선 안 된다. 테마파크의 경우 유럽은 2개지만 아시아는 4개(도쿄 2곳, 상하이, 홍콩)다. 상하이 디즈니랜드는 역대 최대 금액(약 7조원)을 들여 만들었다. 아태지역서만 운영하는 방송 채널도 수십 개고, 모두 현지 콘텐트로 운영한다. 게임·소비재 등 영화 외 사업에선 아태지역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 디즈니랜드 유치 계획은 없나.
지금으로선 없다.

"한국서 글로벌 미디어기업 나올 전환기" 

지난 10년간 미디어업계에서 가장 큰 변화는.
현지화의 발전이다. 10~15년 전만 해도 시장이 자유롭지 못했다. 한국엔 스크린 쿼터제, 해외기업 지분 규제 등 다양한 규제가 있었다. 이런 규제가 풀리면서, 또는 유명무실해지면서 현지화도 편해졌다. 동시에 글로벌 콘텐트를 접해본 한국 소비자의 눈도 점점 높아졌다.
최근 '기생충', '미나리' 등 K콘텐트의 글로벌 성과가 잇따른다.
지금이 굉장히 중요한 전환기다. 문화 수출에 그칠 것이냐, 글로벌 미디어 산업과 기업이 탄생할 것이냐의 기로다.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 나가려면.
크게 봐야 한다. 월트 디즈니도 시작할 땐 회사가 이 정도로 클지 몰랐을 거다. 그러나 꿈만은 정말 컸다. 어떻게 해야 세계 무대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 생각해야 한다.
루크 강 디즈니 아태지역 총괄은.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루크 강 디즈니 아태지역 총괄은.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김정민 기자 kim.jungmin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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