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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ence of Asia에 선정된 낭푼밥상의 주인장 양용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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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권혁재 기자 중앙일보 사진전문기자
권혁재의 사람사진 / 양용진

권혁재의 사람사진 / 양용진

“코로나 직격탄에 존폐 위기에 다다랐습니다.
 그런데 ‘낭푼밥상’이 ‘Essence of Asia’에 선정되었다는 겁니다.
눈물이 났습니다. 마음을 일으켜 세울 새로운 에너지를 얻었습니다.”
이는 제주향토음식보전연구원 양용진 원장의 소감이다.

The World's 50 Best Restaurants는 2002년부터 세계 각 지역의 레스토랑을 선정해 왔다. 이 단체는 16일 아시아 20개 국가, 49개 도시 전통 음식점중 77곳을 Essence of Asia’로 선정했다.

The World's 50 Best Restaurants는 2002년부터 세계 각 지역의 레스토랑을 선정해 왔다. 이 단체는 16일 아시아 20개 국가, 49개 도시 전통 음식점중 77곳을 Essence of Asia’로 선정했다.

‘Essence of Asia’는 ‘The World's 50 Best Restaurants’가
지난 16일 선정한 아시아 전통음식점 77곳으로 그중 서울의 금돼지식당·
미로식당· Base is Nice와 제주의 낭푼밥상이 포함되었다.

이 낭푼밥상의 주방을 이끄는 게 제주 유일 향토음식명인 김지순 씨다.
양 원장은 어머니인 김 명인 밑에서 자연스레 제주 음식이 입에 뱄다.
그러니 어머니의 맥을 이어야겠다는 생각 또한 자연스러웠다.

“어머니의 스승님이 하는 요리학원은 물론 제과제빵 학원도 다녔습니다.
2000년엔 이탈리아에 요리를 배우러 가기도 했습니다.
그쪽 사람들이 슬로푸드라면서 자기네 음식 자부심이 엄청나더라고요.
자기네 전통요리가 서양 요리의 기본이라며 콧대를 세웠습니다.
당연한 건데 이 정도로 자랑을 하나 싶었습니다.
이 정도로도 이러면 제주도 음식은 더 가치가 있겠다 싶었죠.
돌아오자마자 어머님께 연구소를 만들어 체계적으로 정리하자고 했습니다.
그래서 만든 게 향토음식보존연구원입니다.”

제주는 흙이 귀하다. 그래서 나무를 깎아 그릇을 만들었다. 그것이 바로 낭푼이다. 한사람 몫의 그릇을 따로 만들기 힘드니 크게 만들어 밥을 가운데 두고 떠먹었던 밥상이 낭푼밥상이다.

제주는 흙이 귀하다. 그래서 나무를 깎아 그릇을 만들었다. 그것이 바로 낭푼이다. 한사람 몫의 그릇을 따로 만들기 힘드니 크게 만들어 밥을 가운데 두고 떠먹었던 밥상이 낭푼밥상이다.

사실 낭푼밥상은 제주 토박이인 양 원장이 꿈을 실현하기 위한 무대였다.

“간판뿐인 향토 음식이 아니라 진짜 옛 제주 음식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옛날 제주도 잔치 음식을 가문잔치음식(집안의 잔치 음식)이라고 합니다.
내가 하객으로 갔을 때 받았던 밥상, 그 밥상을 재현하고팠습니다.
이는 우리나라에서조차 잘 안 알려진 진짜 제주 음식이죠.
음식도 문화니 결국 제주 문화를 보여주고자 낭푼밥상을 만든 겁니다.”

알만한 사람들은 그의 제주 음식 레시피를 바람의 레시피라고 한다.
결국 그가 그토록 지키고자 한 게 제주 바람이 만든 음식과 문화였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