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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소품’ 아니다…정명훈 7년만에 ‘무거운' 피아노 독주회

중앙일보

입력

피아니스트로 한국 무대에 서는 정명훈. [사진 유니버설 뮤직]

피아니스트로 한국 무대에 서는 정명훈. [사진 유니버설 뮤직]

지휘자 정명훈(68)이 피아니스트로 돌아온다. 정명훈은 다음 달 28일 서울 예술의전당을 비롯해 군포ㆍ수원ㆍ대구에서 피아노 독주회를 연다.

정명훈은 1974년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의 피아노 부문 2위 수상자다. 한국인 최초로 이 대회에서 입상한 실력파 피아니스트로 이름을 알렸다. 하지만 81년 미국 LA필의 부지휘자, 89년 프랑스 바스티유 오페라단에 음악감독으로 취임하는 등 지휘자 경력에 보다 힘을 실었다. 독일 자르브뤼켄 방송 교향악단, 프랑스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이탈리아 산타 체칠리아 아카데미 오케스트라의 상임 지휘자로 전 세계 무대에 섰다. 무대에서 혼자 피아노를 연주하는 일은 드물었다. 지휘와 협연을 겸하거나, 다른 악기들과 함께하는 실내악 무대에 주로 출연했다.

이번 독주회는 7년 만이다. 2014년 40여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 5개 도시에서 피아노 리사이틀을 열었다. 2013년 음반사 ECM에서 낸 첫 피아노 음반 ‘정명훈, 피아노’ 발매 기념이었다. 정명훈은 “손주에게 들려주고 싶은 음악”이라며 소품 위주의 작품을 골랐다. 드뷔시 ‘달빛’, 쇼팽 녹턴, 슈베르트 즉흥곡, 모차르트 '작은별' 변주곡 등이었다.

다음 달 열리는 독주회는 보다 본격적인 피아니스트의 작품으로 채운다. 베토벤의 마지막 피아노 소나타 중 하나인 30번, 하이든의 소나타 60번, 브람스 간주곡(Op.117)에 소품 네 곡(Op.119)를 추가했다. 정명훈은 같은 곡목으로 도이치그라모폰에서 앨범을 다음 달 발매할 예정이다. 도이치그라모폰에서 나오는 정명훈의 첫 피아노 독집 앨범이다.

이번 공연을 주최하는 크레디아 측은 정명훈이 “음악을 통해 삶의 여러 단면을 표현하려는 개인적 열망을 담았다”고 전했다. 7년 전 연주곡목이 유년기에 어울리는 음악이었다면, 이번에는 보다 진지한 음악 세계를 들려줄 수 있는 작곡가 말년의 피아노 작품들이다. 정명훈이 연주하는 베토벤 소나타 30번은 작곡가가 세상을 떠나기 7년 전인 50세에 쓴 곡이고, 하이든의 소나타 60번은 62세에 작곡됐다. 브람스의 작품들은 각각 59세, 60세에 만든 곡들이다.

독주회는 다음 달 23일 대구, 24일 군포, 27일 수원, 28일 서울에서 열린다. 서울 공연의 티켓 판매는 이달 25일 시작한다.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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