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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개미 이어 '동학법인' 등장…월평균 1조씩 쓸어담는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1일 삼성증권의 3500여곳 법인 고객의 투자현황에 따르면 올해 들어 월평균 9456억원씩 국내외 주식을 투자하고 있다. 전년 대비 63% 급증한 규모다. 사진 pixabay

21일 삼성증권의 3500여곳 법인 고객의 투자현황에 따르면 올해 들어 월평균 9456억원씩 국내외 주식을 투자하고 있다. 전년 대비 63% 급증한 규모다. 사진 pixabay

올해 들어 법인들이 월평균 1조원씩 주식 쇼핑에 나서고 있다. 투자금의 80%는 삼성전자, LG화학 등 국내 주식에 쏟고 있다. 지난해 국내 증시를 이끈 동학 개미에 이어 ‘동학법인’이 등장한 것이다.

21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올해 1~2월 두 달 동안 법인고객 3500여곳의 월평균 주식 매수액은 9456억원으로 1조원에 육박했다. 지난해 월평균 매수액(5784억원)과 비교하면 63% 늘었다. 그동안 예금ㆍ채권처럼 안정적인 상품 위주로 회삿돈을 굴리던 법인이 적극 주식 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다.

주식 투자 늘리는 법인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주식 투자 늘리는 법인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법인 자금이 눈에 띄게 주식시장으로 유입된 것은 지난해부터다. 2020년 법인이 투자한 주식 매수액은 총 6조9408억원이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간 법인이 투자한 전체 매수 금액(4조8520억원)를 넘어섰다. 규모뿐 아니라 주식 투자를 하는 법인도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주식을 매입한 법인(2097곳)은 전년(1002곳) 대비 배 이상 늘었다.

자동차 부품 회사를 운영하는 A 대표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해 (법인자금을 맡긴)금융상품을 잘 굴려 수익성을 높여야 했다”며 "금리가 낮은 예금 대신 주식 등 기대 수익률이 높은 투자 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바꿨다”고 말했다.

법인은 국내 대형 우량주와 배당주를 주로 담았다. 지난해 국내 주식 매수액은 4조7538억원으로 1년 전(1조1009억원)보다 4배 이상 많았다. 지난해부터 올 2월까지 법인이 투자한 상위 종목(ETF 제외) 1위는 한국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다. 뒤를 이어 한진칼, LG화학, SK하이닉스, 셀트리온, 현대차, 카카오 등이다. 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지난해 평균 주가 상승률은 75.7%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30.8%)의 2배 이상이다.

한상훈 삼성증권 영업솔루션담당은 "최근 법인의 운용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한 데는 높아진 주식 시장의 매력이 크게 작용했다"며 "앞으로 경제가 회복하고 기업의 실적이 개선되면 법인의 주식 투자 규모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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