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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취 같은 독초 ‘동의나물’ 혼동하지 마세요”…‘독초 주의보’

중앙일보

입력

봄나물의 계절이 돌아왔다. 산과 들에는 봄나물을 채취하려는 발길이 이어진다. 하지만 봄나물을 캘 땐 유사하게 생긴 독초를 주의해야 한다. 매년 봄이면 독초를 봄나물로 혼동해 잘못 알고 캔 뒤 먹고는 식중독을 일으키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독초를 산나물로 오인해 먹은 후 총 25건의 안전사고가 발생해 86명이 식중독 증상으로 고통을 받았다. 이 가운데 3명은 사망했다. 사고는 주로 봄철인 2~5월 사이에 발생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봄철에 독초로 인한 식중독이 자주 발생하는 이유는 봄에는 꽃이 피기에 앞서 싹이 먼저 돋아나는 시기여서 봄나물과 독초를 구별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동의나물과 유사 식용식물 구별법. 국립수목원

동의나물과 유사 식용식물 구별법. 국립수목원

동의나물과 유사 식용식물 구별법. 국립수목원

동의나물과 유사 식용식물 구별법. 국립수목원

‘원추리’와 독초 ‘여로’ 혼동 쉬워  

식약처는 봄나물로 혼동하기 쉬운 대표적인 독초의 구별법을 소개했다. 대표적으로 쌉싸름한 맛이 특징인 ‘곰취’는 독초인 ‘동의나물’과 혼동하기 쉽다. 곰취는 향이 좋으면서 잎의 끝이 뾰족하다. 반면 동의나물은 향이 없고 잎의 끝이 둥그스름하고 무딘 형태를 하고 있다.

부드럽고 담백한 맛이 나는 ‘원추리’는 독초 ’여로‘와 구별이 어렵다. 원추리는 잎에 털과 주름이 없는 반면 여로는 잎에 털과 깊은 주름이 있다. 참고로 원추리와 여로는 모두 수용성 알칼로이드 독성분인 ‘콜히친’이 있다. 이 성분은 식물이 성장할수록 강해진다. 식용식물인 원추리의 경우에도 반드시 봄에 채취한 어린잎만 나물로 섭취해야 한다.

봄나물과 독초 구별법. 식품안전나라

봄나물과 독초 구별법. 식품안전나라

‘산마늘’은 독초 ‘박새’와 비슷해 

‘명이나물’로 불리고 마늘 향이 나는 ‘산마늘’은 독초 ‘박새’와 비슷하게 생겼다. 산마늘은 마늘 냄새가 강하면서 한 줄기에 2~3장의 잎이 달리는 반면에 박새는 잎이 여러 장 촘촘히 어긋나게 달려있고 주름이 뚜렷한 게 특징이다.

씹히는 맛이 연하고 독특한 향기가 나는 ‘우산나물’은 독초 ‘삿갓나물’과 헷갈리기 쉽다. 우산나물은 잎의 가장자리가 깊게 2열로 갈라지는 반면 삿갓나물은 가장자리가 갈라지지 않은 잎이 6~8장 돌려난다.

식약처에 따르면 봄나물을 안전하게 캐고 섭취하려면 우선 경험 없는 사람은 봄나물 구분이 쉽지 않으므로 가급적 채취하지 말아야 한다. 채취할 때는 봄나물에 대한 지식을 사전에 충분히 익혀야 하며, 봄나물인지 확실하지 않다면 채취하지 말아야 한다.

식약처는 흔히 먹는 고사리, 두릅, 냉이 등도 반드시 끓는 물에 충분히 데쳐 먹어야 하고 주로 날로 먹는 달래, 참나물, 돌나물, 씀바귀 등도 물에 담갔다가 흐르는 물에 3회 이상 세척해 식중독균 및 잔류농약 등 유해 성분을 제거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봄나물과 독초 구별법. 산림청

봄나물과 독초 구별법. 산림청

이상증세 보이면 남은 나물 들고 병원 가야  

식약처는 관계자는 “만약 봄나물 섭취 후 마비, 복통 등 이상증세가 나타날 경우 먹다 남은 독초를 가지고 병원으로 가는 게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전문가가 채취한 봄나물을 섭취하는 게 독초로 인한 식중독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국립수목원, ‘봄 독성식물 필드 가이드북’ 발간  

산림청 국립수목원은 산나물 채취가 가장 많은 봄에 우리 주변에서 식용식물로 오인될 수 있는 대표적인 독성식물 87종류의 중독사례와 형태적 특징을 사진 자료로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한 ‘봄 독성식물 필드 가이드북’을 최근 발간했다. 2년에 걸쳐 우리 주변에 분포하는 독성식물에 대한 현지조사, 형태정보 및 독성물질정보, 중독증상 및 중독사례 등을 연구한 내용이다. 이 책자는 국립수목원 누리집 연구간행물 (www.kna.go.kr)을 통해 누구나 내려받을 수 있다.

봄나물과 독초 구별법. 식품의약품안전처

봄나물과 독초 구별법. 식품의약품안전처

최영태 국립수목원장은 “봄 독성식물 필드 가이드북이 무분별한 산나물 섭취에 따른 중독사고 예방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국립수목원은 독성식물의 활용성을 평가하는 연구를 바탕으로 새로운 가치를 발굴해 바이오산업의 실용화 연구 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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