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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A "AZ 백신 안전" …독일·프랑스·이탈리아 접종 재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유럽 의약품청(EMA)는 18일(현지시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혈전 발생의 연관성이 없다"고 결론 내렸다. [AFP=연합뉴스]

유럽 의약품청(EMA)는 18일(현지시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혈전 발생의 연관성이 없다"고 결론 내렸다. [AFP=연합뉴스]

독일·프랑스·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국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재개한다. 18일(현지시간) 유럽의약품청(EMA)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혈전(血栓)의 전체적인 위험 증가와 관계없다"고 판단하면서다.

접종 중단 18개국 중 8개국 재개 결정 #노르웨이·스웨덴 등은 계속 보류 #논란 일단락…'기피 현상' 극복이 과제

이날 EMA는 안전성 위원회 임시회의를 연 뒤 "백신 접종의 이익이 부작용 위험보다 크다" 며 이같이 밝혔다. 다만 에머 쿡 EMA 청장은 "매우 드문 종류의 혈전과 백신의 관련성을 명확하게 배제할 수 없다"면서 접종자와 의료계 종사자들에 이들 사례에 대해 추가로 설명하라고 권고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EMA의 발표 직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중단했던 유럽연합(EU) 18개국 가운데 8개국(독일·프랑스·이탈리아·리투아니아·라트비아·슬로베니아·스페인·네덜란드)이 다시 이 백신을 사용하기로 했다.

옌스 슈판 독일 보건장관은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19일부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AFP=연합뉴스]

옌스 슈판 독일 보건장관은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19일부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AFP=연합뉴스]

독일은 당장 19일부터 접종을 재개한다. 예방 조치 차원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유보한 지 나흘 만이다. 옌스 슈판 독일 보건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내일(19일)부터 연방정부와 16개 주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다만 백신 접종자에게 잠재적 부작용 등 추가 정보를 제공하기로 했다.

프랑스도 19일 오후부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다시 사용한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장 카스텍스 프랑스 총리도 곧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을 예정이다.지난달 26일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재개한 유럽 국가.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재개한 유럽 국가.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이탈리아도 19일 오후 3시부터 전면 재개하기로 했다.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는 성명을 내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EMA 발표를 환영한다"며 "가능한 한 빨리 많은 사람에게 예방 접종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 의약청(AIFA)도 "예방적 차원에서 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중단 조치를 계속 유지할 이유가 사라졌다"고 밝혔다.

이탈리아는 지난주 특정 제조단위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고 3명이 숨지자 백신 접종을 중단했다. 이어 노르웨이에서 또 다른 혈전 발생 보고가 나오자 접종 중단 대상을 백신 전체로 확대한 바 있다.

이 밖에도 리투아니아·라트비아·슬로베니아가 이르면 19일, 스페인은 24일, 네덜란드는 다음 주 중으로 백신 접종을 재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유럽 밖에서는 인도네시아가 다음 주부터 아스트라 제네카 접종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노르웨이는 당분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접종 중단 방침을 유지하기 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노르웨이는 당분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접종 중단 방침을 유지하기 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반면 노르웨이와 스웨덴은 당분간 접종 중단 방침을 유지하기로 했다. 노르웨이는 공중보건연구소는 "EMA의 검토 결과에 주목하고 있지만, 현재로썬 접종 재개에 대한 최종 결론을 내기에 이르다"고 밝혔다. 스웨덴도 당분간 접종 재개 판단을 유보하고, EMA 조사 결과를 충분히 검토한 뒤 다음 주쯤 결정을 내리겠다는 계획이다.

EMA "백신 안전하고 효과적…희귀 혈전 연관성은 배제 못 해" 

유럽 각국에서 보고된 혈전 발생 사례를 검토한 뒤 나온 EMA의 이날 발표로 안전성을 두고 벌어진 논란은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EMA는 백신을 맞은 사람들 가운데 혈전이 보고된 사례는 469건으로, 백신을 맞지 않은 일반적인 상황에서 예상되는 혈전 발생 수준보다 낮았다고 설명했다. 또 특정 제조단위나 특정 제조 장소에 따라 백신에 문제가 생긴다는 증거도 없었다고 밝혔다.

네덜란드에 위치한 유럽 의약품청(EMA). [AP=연합뉴스]

네덜란드에 위치한 유럽 의약품청(EMA). [AP=연합뉴스]

하지만 그간의 논란으로 증폭된 불신을 넘는 게 과제다. 프랑스에서 정치 지도자들이 잇따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에 나서는 것도 일반인들 사이 '기피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영향이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19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을 예정이다.

EMA는 또 백신이 안전하다고 평가하면서도 일부 희귀 사례에 대해선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MA가 언급한 희귀 혈전 증상은 신체의 여러 정맥을 막는 '파종성 혈관 내 응고'와 대뇌 응고의 한 유형인 '대뇌 정맥동 혈전증'이다. EMA가 심사한 결과 유럽 경제 지역(EEA)에서 이 백신을 맞은 2000만 명 가운데 각각 7건과 18건, 모두 25건의 희귀 혈전 사례가 발생했다. 이 가운데 9명이 사망했으며, 사례자 대부분은 55세 이하 여성이었다. 모두 혈소판 감소증과 관련된 혈전 증상으로 "매우 드문 사례"라는 게 EMA의 설명이다.

다만 사비네 스트라우스 유럽의약품청 안전성위원회 의장은 "젊은 여성들이 이 백신으로 영향을 받는 것 같지만, 구체적 지침을 제시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면서 "미 식품의약청(FDA)도 피임약을 복용하는 여성들에게서 위험성이 증가하는 지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영국 의약품 규제당국인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도 이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혈전을 일으키지 않는다"면서도 "혈소판 감소를 동반한 매우 드물고 특정 유형인 뇌혈전이 5건 보고돼 자세히 추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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