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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남성도 AZ접종 후 혈전증…“동일 백신 접종자들은 유사 증상 없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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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아스트라제네카(AZ)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20대 남성에게서 접종 후 혈전증이 나타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AZ 백신 접종 이후 사망한 것으로 신고된 60대 요양병원 환자의 다리에서 혈전 소견이 확인된 데 이어 국내에서 발생한 두 번째 사례다. 혈전증을 이상 반응으로 정식 신고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60대 환자 이어 국내 두 번째 사례 #입원 치료 중…지병은 확인 안 돼

18일 코로나19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접종 이후 혈전증이 발생한 것으로 신고된 20대 남성 A씨는 코로나19 1차 대응요원인 119구급대원이었다. 우선접종대상자로 지난 10일 AZ 백신을 접종한 A씨는 당일부터 두통과 오한 증상이 발생했고, 14일에는 구토 증상까지 나타나 15일 병원을 찾았다. 병원은 혈액검사와 영상의학검사(MRI)에서 뇌병변을 확인하고 혈전증 소견을 내놓았다. 기저질환이 있었는지는 조사 중이지만, 지금까지는 지병이 확인되지 않았다. A씨는 입원 치료 중이다.

박영준 이상반응조사지원팀장은 “같은 기관에서 같은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에 대한 이상 반응 모니터링 작업도 진행했는데 이들 중 유사한 이상 증상자는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26일 AZ 백신을 접종받은 후 호흡곤란 등 증상을 보인 후 8일 만인 6일 사망한 60대 요양병원 환자에게서도 부검 과정에서 육안 소견상 혈전이 확인된 바 있다. 다만 당국은 이 환자의 사인을 흡인성 폐렴과 급성 심근경색으로 추정했으며, 혈전 발생과 백신 접종 간의 연관성은 낮다고 밝혔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도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백신 접종 후 혈전 의심 증상에 대해 “백신으로 인한 것이라는 명확한 징후가 없다는 것이 현재까지의 의견”이라고 말했다. 1년에 1만7000명이 폐색전증으로 보고되는 등 혈전이 드물지 않은 증상이라는 이유에서다.

전문가들도 대체로 백신이 혈전을 야기했을 가능성은 작다고 보면서도 20대 청년의 혈전증은 드문 경우라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박준범 이대목동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기저질환이 없었고, 충분히 활동하고 있었다면 혈전이 생길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두통과 오한이 있다가 뇌병변이 발생했는데 접종 이후 시간상으로 연결된다”며 “특별한 기저질환이 없었다고 하면 굉장히 드문 일로, 심각하게 받아들여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기육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뇌 혈관에 혈전이 생겨 동맥이 막혔고, 뇌경색 등으로 확인된 걸로 보인다”며 “원래 당뇨병이나 흡연 등의 위험인자로 뇌혈관에 동맥경화가 있다가 백신 접종으로 전신 염증 반응이 지속되면서 혈전을 만들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0시까지 예방접종 후 이상 반응이 의심돼 신고된 사례는 9405건으로 늘었다. 근육통, 두통, 발열, 오한, 메스꺼움 등 사례가 9298건으로 대부분이었다. 당국은 접종 후 사망했다고 신고한 16건과 관련해 접종과의 관련성을 조사 중이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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