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도저히 안 되겠구나, 오세훈···요즘 선한 분노 쌓인다"

중앙일보

입력 2021.03.18 23:01

업데이트 2021.03.18 23:29

18일 오후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친문 성향 유튜브 채널인 시사타파TV에 출연해 ‘박영선의 인생’이란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시사타파TV 캡처

18일 오후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친문 성향 유튜브 채널인 시사타파TV에 출연해 ‘박영선의 인생’이란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시사타파TV 캡처

“선거에 나가서 잘 싸우려면 맘속에 선한 분노 쌓여야 하는데, 요즘 선한 분노가 쌓이고 있다. 도저히 안 되겠구나, 오세훈.”

“이 선거는 반드시 이겨야 되는 선거다. (중략) 문재인 대통령의 간절한 눈빛이 탁 생각난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18일 친문 성향의 유튜브 채널 시사타파TV에 출연해 한 말들이다. 박 후보는 이날 오후 ‘박영선의 인생’이라는 제목으로 1시간 30분가량 진행된 방송에서 친문 지지층을 향해선 호소를,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등 야권을 향해선 거친 공세를 쏟아냈다.

방송은 이날 오후 고민정 민주당 의원의 대변인직 사퇴에 대해 박 후보가 “참 마음이 아프다”고 말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박 후보 캠프에서 대변인을 맡았던 고 의원은 방송 2시간여 전 페이스북에 “저의 잘못된 생각으로 피해자에게 고통을 안겨드린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박영선 캠프 대변인직을 내려놓겠다”고 적었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피해자가 자신을 ‘피해호소인’으로 불렀던 의원들(고민정·남인순·진선미)에 대해 당 차원의 징계와 사과를 요구한 뒤 하루 만에 나온 입장이었다. 박 후보는 “오늘 좀 우울하다. 고 의원이 말없이 글을 남기고 떠났다”며 “고 의원 사퇴로 ‘20만표가 날아갔다’는 말도 있다. 그만큼 지지자들이 많이 섭섭한 것”이라고 말했다.

“요즘 맘속에 선한 분노 쌓여”

방송 내내 침울한 기색이 역력했던 박 후보는 오세훈 후보를 향해선 공격 수위를 높였다. 박 후보는 오 후보가 ‘내곡동 땅 투기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바로 사퇴하겠다”고 말한 것을 두고 “(오 후보는) 너무 성급하다. 거의 입에 (사퇴를 달고 다닌다)”고 비판했다. 이날 오 후보가 박 후보를 향해 “사퇴로써 박원순 피해자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한 것을 두고도 “자기 혼자 사퇴하지 왜 남까지 사퇴하라고 그러는지”라고 말했다.

‘오세훈=MB’라는 프레임도 재차 꺼내들었다. 박 후보는 오 후보의 내곡동 땅 투기 의혹이 “MB와 똑 닮은 사건이다. 내곡동, 도곡동”이라고 비유했다. 그러면서 “내가 MB의 BBK 문제 진실을 밝히고 분노가 사라지면서 전투력 보강이 안 돼서 염려였는데, 요즘 맘속에 선한 분노가 다시 쌓이고 있다”며 “오세훈? 도저히 안 되겠구나”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오 후보가 부잣집 아이와 가난한 집 아이의 호칭을 달리했다는 주장 등을 반복한 뒤 “이것뿐 아니라, 남산 자전거 길을 본인이 만들었다고 했는데 이것도 사실이 아닌 것 같더라”며 새로운 의혹을 제기했다.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를 겨냥한 공격도 있었다. 박 후보는 “내가 BBK (관련 증거인) CD를 발견해서 홍대에 있는 파출소로 뛰어간 날이 있었는데, 그때 박형준이 다 연결돼있던 사람”이라고 말했다. 실시간 댓글창에 올라온 ‘도쿄 집은 왜 샀느냐’는 질문에는 “박형준 후보가 엘시티로 공격 받으니 나를 붙여서 물타기 하려는 듯한데, 도쿄 집은 MB 때문에 할 수 없이 사게 된 것”이라고 답했다. “당시 (내가) BBK 사건(을 파헤쳤기) 때문에 남편이 한국에서 직장을 다닐 수 없게 돼 도쿄에서 살았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 간절한 눈빛 생각나”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18일 서울 종로구 낙산공원 중앙광장에서 종로구 지역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18일 서울 종로구 낙산공원 중앙광장에서 종로구 지역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박 후보는 방송 시청자의 대부분인 친문 지지자들을 향해서는 구애를 폈다. “문 대통령이 민정수석이던 시절 금산분리법 자료를 달라고 직접 의원회관 사무실을 찾아왔던 기억이 생생하다”며 문재인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하는 식이었다. ‘정권 재창출을 생각하며 부담감을 느끼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원래 여론조사를 잘 보지 않는데, 문 대통령의 간절한 눈빛이 생각나면 ‘아, 내일 아침에도 일찍 일어나야겠다’(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정치 인생 중 가장 보람 있었던 일로 ‘경찰은 범죄수사에 있어서 소관 검사의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는 검찰청법 제53조 삭제를 추진한 것을 꼽으며 현 정권의 숙원인 ‘검경 수사권 조정’에 앞장섰던 이력을 부각하기도 했다.

방송 말미에 진행자로 참여한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야권 단일화에 대해 “오늘로서 파투난 것이다. 사실상 시너지 효과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만약 안철수 후보로 단일화가 되면 국민의힘이 지역 조직을 가동 안할 거라 본다. 안철수가 되면 (박 후보가) 쉽게 이기지 않을까”라며 “오세훈이 (단일 후보가) 되면 내곡동 의혹이 발목을 잡을 거라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한편 박 후보는 이날 오후 대리인을 통해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 등록을 마쳤다. 이날도 박 후보는 관악구·영등포구·종로구를 돌며 지역 공약을 발표하는 데 집중했다. 관악구에선 벤처·창업 중심 도시를 위한 관악S밸리 조성 사업 추진을 약속했고, 영등포구에선 여의도 핀테크 클러스터 조성, 종로구에선 광화문·성북·중구 문화 콘텐트 클러스터 조성 등의 공약을 발표했다.

남수현 기자 nam.sooh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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