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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깜짝 호남행…당내선 "선거 흐름과 안어울린 행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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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18일 오전 전남 여수시 만흥동 여순사건 희생자 위령비를 찾아 명복을 빌며 분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18일 오전 전남 여수시 만흥동 여순사건 희생자 위령비를 찾아 명복을 빌며 분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과 부산을 오가며 4·7 재·보선을 진두지휘하던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18일 호남을 깜짝 방문했다.

‘여수·순천 10·19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여순사건 특별법)’의 3월 처리의 의지를 다지기 위해서라는 게 앞세운 명분이다. 이날 오전 전남 여수시 만흥동에 있는 여순사건 희생자 위령비를부터 참배한 뒤 이 위원장은 기자들에게 “법안 내용에 대한 조정이 끝났고 처리 순서도 합의했다”며 “야당이 정치적 이유로 소위 전체를 중지시키는 일이 중간 중간 있지만, 3월 국회 처리가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1948년 10월 발생한 여순사건에 관한 진상규명과 희생자·유족의 명예회복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여순사건 특별법은 지난해 소병철 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논의돼 왔다.

이 위원장은 여순사건 유족들과 만난 자리에서 “나 또한 작은 아버지가 어떻게 돌아가셨고, 어디에 묻혔는지 지금도 모른다. 나 자신도 빨갱이 소리를 들어가면서 살았다”“이런 한스러운 세월을 청산하고 화해하고 상생하는 미래로 나아가야겠다”고 말했다. 이날 참배에는 주철현·소병철·김회재·김승남 민주당 의원, 김영록 전남지사와 권오봉 여수시장, 전창곤 여수시의회 의장 등이 동행했다.

위령비 참배 후엔 여수세계박람회장을 찾아 박람회장 향후 활용 등에 대한 여수 시민들의 건의 사항을 청취했다. 이어 고흥군과 순천시를 찾아 4·7 재·보선에 출마한 박선준(고흥)·한춘옥(순천) 도의원 후보를 차례로 격려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과 김태년 당대표 직무대행이 지난 17일 부산시 해운대구 LCT 앞에서 공직자 부동산투기 근절을 위한 현장 기자회견을 열고 특혜 분양받은 이들의 명단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과 김태년 당대표 직무대행이 지난 17일 부산시 해운대구 LCT 앞에서 공직자 부동산투기 근절을 위한 현장 기자회견을 열고 특혜 분양받은 이들의 명단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격전지가 아닌 호남을 방문한 배경에 대해 이 위원장 측 관계자는 “상임선대위원장이 한번은 와서 격려해달라는 요구가 있었다”며 “보궐선거가 열리는 지역을 한 차례씩 방문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0일 상임선대위원장을 수락한 이후 이 위원장이 광역단체장 선거가 있는 서울·부산을 제외한 지방을 찾은 건 지난 13일 경기도 의정부, 지난 16일 울산과 경남 의령에 이어 세번째다.

그러나 서울·부산 시장 선거가 열세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이날 이 위원장의 호남행을 보는 당내 시선이 부드럽지만은 않았다.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현재 선거 흐름에 어울리지 않는 행보”라며 “지금은 상임 선대위원장으로서 서울시장 선거를 총력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진 의원은 “호남행은 뜬금없긴 하다”면서도 “보선 이후엔 사실상 대선 경선 돌입이라 이 위원장 입장에선 가급적 여러 지역을 다닐 필요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남수현 기자 nam.sooh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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