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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왕실내 인종차별 놀랄 일 아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미셸 오바마

미셸 오바마

영국 왕실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왕자비가 폭로한 인종 차별 문제는 전 세계적 충격파를 던졌다. 반면 크게 놀라지 않는 사람들도 있었다. 미국 최초의 흑인 영부인이었던 미셸 오바마(57·사진)를 포함해서다. 이들에겐 인종 차별 문제는 새로운 일이 아니다. 미셸 오바마는 지난 16일(현지시간) NBC ‘투데이 쇼’와의 인터뷰에서 “인종(차별)은 유색 인종들에게 새로운 것이 아니”라며 “그가 당시 느꼈던 감정을 듣는 것이 크게 놀라운 일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인종 차별적 시선과 우려는 영국 왕실뿐 아니라 너무 많은 곳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취지다.

미셸 오바마, 마클 폭로에 동병상련 #미국 첫 흑인 영부인일 때도 경험

앞서 지난 7일 마클 왕자비는 미국 CBS방송에서 방영된 오프라 윈프리와의 인터뷰에서 왕실 내 인종차별 경험을 털어놨다. 그는 2019년 5월로 예정된 첫째 아치의 출산을 앞두고, 아이의 피부색이 얼마나 어두울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흑백 혼혈인 자신을 저격한 말이라는 것이다.

미셸 오바마는 이어 “가장 우선되고 중요한 가치는 가족”이라며 “그들의 용서와 치유를 위한 기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에 여러 인종으로 구성된 다양한 가족이 있는 만큼, 이들이 인종 문제와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세상에 가르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미셸의 이 같은 발언은, 자신이 겪은 인종차별 경험에서 우러나온 것으로 보인다. 아프리카계로는 처음 퍼스트레이디가 된 그는, 2015년 자신의 고향 시카고에 있는 한 고등학교 연설에서 “백악관에 살면서도 인종차별에서 오는 고통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고 털어놓은 적이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당시 미셸이 우연히 남편 오바마 대통령을 모욕하는 캐리커처를 보고 며칠 동안 잠을 이루지 못한 경험을 언급했다고 전했다.

그는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과 영부인으로 사는 것은 우리 부부가 매일 자랑스럽게 짊어져야 하는 짐”이라며 “우리는 미국 흑인의 역사를 다시 쓴다는 책임감을 갖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선미 기자 cal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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