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캥거루 케어", 미숙아에게 효과적

중앙일보

입력

콜롬비아에서 산모가 캥거루처럼 저체중 미숙아를 배 위에 올려놓고 돌보는 '캥거루 케어(Kangaroo Care)'가 새로운 육아법으로 부각되고 있다.

콜롬비아 보고타에 있는 하베리아나 대학의 후안 가브리엘 루이스-펠라에스 박사는 의학전문지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 13일자 최신호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산모와 미숙아의 직접적인 스킨십을 통한 캥거루 케어가 전통적인 인큐베이터만큼 엄마와 아기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캥거루 케어는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의료서비스가 널리 보급되지 못한 콜롬비아에서 저체중 미숙아를 인큐베이터에 넣는 기존 방식의 대안으로 개발됐다. 미숙아를 낳아 아기주머니에서 키우는 캥거루처럼 캥거루 케어를 실시하는 엄마는 아기의 몸을 쭉 편 채 하루 몇 시간씩 가슴 위에 올려 놓고 신체적, 정서적 교감을 나눈다. 엄마가 잠깐 휴식을 취해야 할 경우에는 아버지나 유모가 대신 아기를 배 위에 올려놓고 돌본다.

루이스 펠라에스 박사는 인큐베이터보다 훨씬 비용이 덜 드는 캥거루 케어가 개도국 뿐만 아니라 선진국에서 태어난 미숙아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증거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면서 "이 방식은 안전하며, 엄마와 아기 사이에 유대감의 질을 훨씬 높여준다"고 강조했다.

루이스 펠라에스 박사에 따르면, 캥거루 케어는 미숙아에게 안전할 뿐 아니라 감염 위험을 줄여주고, 아기의 발육에 도움이 되며, 모유수유를 장려하는 효과를 낸다. 실제로 캥거루 케어를 받은 아기가 인큐베이터 아기보다 1세 때 신경계통이 더 발달했다는 보고서도 최근 나왔다.

또 병약한 작은 아기를 낳은 후 우울증에 빠진 산모를 감정적으로 치유하는 효과도 낸다고 루이스 펠라에스 박사는 말했다.

산모가 하루 24시간 내내 미숙아를 캥거루 케어 방식으로 키워야 한다면 "매우 힘든 일"이 될 수 있지만 캥거루 케어의 경험이 있는 여성들은 다시 미숙아를 낳는다면 주저없이 캥거루 케어 방식을 택할 것이라고 한결같이 대답했다고 루이스 펠라에스 박사는 말했다.

이에 대해 영국 노팅엄 대학의 닐 말로우 박사는 미숙아를 돌보는 데 있어 의료진이 좀 더 아기 입장을 감안한 기술을 수용할 필요가 있으며, 캥거루 케어가 한 방법일 수 있다면서 "캥거루 케어가 미숙아를 돌보는 효과적이고 안전한 방법이라는데 별로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뉴욕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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