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의 '발밑' 안전을 지켜야 한다."
최근 폐막한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와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나온 얘기다. 최근 수년간 맨홀 뚜껑 절도와 훼손이 기승을 부리면서 양회에서까지 관련 대책이 언급된 것이다.
15일 일본 TBS 방송에 따르면 양회에서 '맨홀 대책'을 언급한 건 최고인민검찰원의 수장인 장쥔 검찰장이다. 그는 지난 8일 공작보고를 하면서 "안전사고 위험이 있는 맨홀 17만6000곳을 개선하라"고 촉구했다.
중국에서는 맨홀 뚜껑 절도 사건이 빈발하며 사회 문제로 부상했다. 비슷한 사건이 수년째 이어지자 중국 당국은 강력한 처벌을 경고하고 나섰다.
지난해에는 환경미화원을 가장해 맨홀 뚜껑 80개를 훔친 한 남성에게 공공 안전을 해친 죄로 징역 5년이 선고되기도 했다.
한 발 더 나가 맨홀 뚜껑 절도·훼손으로 사상자가 발생할 경우 고의 상해·살인죄를 적용하겠다는 방침도 나왔다.
이렇게 당국의 처벌이 엄격해진 것은 맨홀로 인한 인명 사고도 빈발하면서다.
맨홀 뚜껑이 없으면 도로 위를 달리던 자동차가 전복·훼손돼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보도 위를 오가는 행인들이 구멍 안으로 빠져 다칠 우려도 크다. 실제 2019년에는 한 아이가 제대로 닫히지 않는 맨홀 위를 걷다가 구멍에 빠졌다가 간신히 구출되는 등 위험천만한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절도가 어려운 이른바 '스마트 맨홀'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와이파이 기능이 있거나 광고를 내보내는 맨홀 뚜껑이 베이징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설치되고 있다. 일부 맨홀 뚜껑에는 태양광 패널과 QR코드도 붙어 있다.
TBS는 "설사 도난당해도 GPS로 위치를 특정할 수 있게 한 맨홀 뚜껑도 있다"고 전했다. 스마트 맨홀은 분실하더라도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위치 추적이 가능한 데다, 맨홀 밑 수위나 공기 상태도 체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서유진 기자·장민순 리서처 suh.you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