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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 비하 발언으로 고생한 토머스 제5의 메이저 우승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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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틴 토머스. [AFP=연합뉴스]

저스틴 토머스. [AFP=연합뉴스]

저스틴 토머스(28)의 상의 왼쪽 가슴에 붙어 있던 폴로 로고가 지난 1월 사라졌다. 그는 새해 첫 경기인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우승 경쟁을 하던 중 1m가 약간 넘는 퍼트를 놓친 후 혼잣말로 자신에게 욕을 했다. 이 말이 붐 마이크에 잡혔다. 성소수자를 비하하는 내용이었다.

정치적 올바름을 지키지 않았다고 소셜 미디어에 비난이 빗발쳤다. 그의 의류 스폰서인 랄프 로렌은 즉각 계약을 해지했다. 또 다른 스폰서인 씨티은행은엄중히 경고했다. 은행은 “사과로는 부족하다. 계약을 해지하려 했으나 이 일을 변화를 만드는 계기로 삼는 게 나을 것 같아 일단 둔다. 그러나 의미 있는 수준의 자선기금을 내고 재발 시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저스틴 토머스가 15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의 TPC 소그라스에서 벌어진 PGA 투어 '제 5의 메이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최종라운드 4언더파 68타, 합계 14언더파로 역전 우승했다. 토머스의 통산 14번째 우승이다. 리 웨스트우드가 13언더파 2위, 브라이슨 디섐보가 12언더파 3위다.

토머스는 새해 벽두에 큰일을 겪었다. 또한 자신에게 골프를 가르쳐준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는 아픔도 겪었다. 토머스는 “올해 어려운 일이 많았다. 그러나 이 일들을 계기로 성장했고 더 나은 사람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성적은 반대였다. 세계랭킹 3위에 맞는 성적을 내지 못했다.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에서는 컷 탈락을 당하기도 했다.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1, 2라운드에서도 2언더파로 인상적이지 않았다. 그러나 3라운드 8언더파 64타를 치면서 상위권으로 도약했다. 4라운드에서 토머스는 9번 홀부터 12번 홀까지 4개 홀에서 5타를 줄이면서 선두에 나섰다.

운도 좋았다. 왼쪽으로 호수를 끼고 도는 마지막 홀에서 토머스는 티샷 훅을 냈다. 공은 물에 빠질 듯했지만 물가를 따라 64야드를 굴러가면서도 빠지지는 않았다. 토머스는 모자를 눌러 쓰며 겸연쩍은 표정을 지어 보였다. 이 홀에서 파를 잡으면서 우승을 확정했다.

2타 차 선두로 출발해 11년 만에 PGA 투어 우승을 노렸던 베테랑 리 웨스트우드는 경기 내내 우승 경쟁을 했지만, 후반 들어 집중력이 떨어졌다. 17번 홀에서 3퍼트를 했을 때 그의 캐디이자 여자 친구가 더 아쉬워했다. 웨스트우드는 지난 주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에 이어 2경기 연속 준우승을 했다.

2주 연속 챔피언조에서 함께 경기한 디섐보(완쪽)와 리 웨스트우드. [AFP=연합뉴스]

2주 연속 챔피언조에서 함께 경기한 디섐보(완쪽)와 리 웨스트우드. [AFP=연합뉴스]

2위로 출발한 브라이슨 디섐보는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4번 홀에서 토핑을 내고 더블보기를 하면서 우승 경쟁에서 일찌감치 탈락했다. 드라이버가 흔들려 놀랄만한 장타가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김시우가 8언더파 공동 9위, 임성재가 7언더파 공동 17위다. 이경훈은 2언더파 공동 41위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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