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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 기회가 열린다…감독 “불펜 역할 적합해 보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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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14일 시범경기에서 호투하는 양현종. 불펜으로 MLB 로스터에 포함될 전망이다. [AP=연합뉴스]

14일 시범경기에서 호투하는 양현종. 불펜으로 MLB 로스터에 포함될 전망이다. [AP=연합뉴스]

메이저리그(MLB)에 도전하는 양현종(33·텍사스 레인저스)이 두 번째 시범경기 등판에서 무실점 호투했다. 불펜 투수로 MLB 개막 로스터에 합류할 가능성도 커졌다.

두 번째 시범경기 밀워키전 호투 #2이닝 안타 1개 맞고 탈삼진 3개 #감독 “양, 다음 경기 3이닝 투구”

양현종은 14일(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아메리칸 패밀리 필드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와 시범경기에서 2이닝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시범경기 평균자책점은 3.00이다. 시범경기 데뷔전인 8일 LA 다저스전과 비교하면 고무적이다. 양현종은 다저스전에서 1이닝 동안 공 21개를 던졌고 2피안타 1실점 했다. 엿새 만의 두 번째 등판에선 제구와 구위 모두 좋았다. 아웃 카운트는 3개 더 잡았는데, 투구 수는 20개로 하나 줄었다.

양현종은 3-3으로 맞선 5회 말 팀의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처음 상대한 왼손 타자 개럿 미첼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했다. 포수 드루 부테라가 미첼의 2루 도루를 저지하면서 힘을 얻었다. 삼진과 유격수 직선타로 첫 이닝을 끝냈다. 6회 말에는 시범경기에서 처음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쳤다. 잭 그린을 우익수 플라이로 잡았고, 이어진 왼손 타자 둘을 연속 삼진 처리했다. 양현종을 뺀 텍사스 투수 셋이 모두 실점해 무실점이 더욱 빛났다.

크리스 우드워드 텍사스 감독은 경기 후 현지 화상 인터뷰에서 “양현종이 안정감 있게 좋은 투구를 했다. 특히 왼손 타자를 상대할 때 유리한 볼 카운트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변화구로 삼진 3개를 잡아낸 게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양현종이 지금까지 아주 잘 던지고 있다. 앞으로 더욱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MLB 시범경기는 이제 반환점을 돌았다. 정규시즌 개막(다음 달 1일)에 앞서 감독은 서서히 25인 로스터를 추린다. MLB닷컴은 “텍사스 1~3선발은 카일 깁슨, 아리하라 고헤이, 마이크 폴티네비치로 확정됐다”고 전했다. 우드워드 감독은 일단 양현종을 선발이 아닌 롱 릴리프(여러 이닝을 던지는 불펜 투수)로 고려하고 있다.

우드워드 감독은 “선발 투수가 오래 던지지 못하는 경기에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많은 이닝을 맡아주는 역할이 양현종에게 적합한 것 같다. 지난해 (KBO리그에서) 많이 던지긴 했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그는 어떤 역할이든 해낼 수 있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남은 일정을 차질 없이 마친다면 양현종에게는 기회의 문이 열려 있다. 그는 이날 경기가 끝난 뒤 “MLB 공인구 적응과 투구 밸런스, 타자와 승부 모두 좋아지는 게 느껴져 긍정적이다. 아직 몸 밸런스가 100%는 아니지만, 직구,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모든 공이 첫 등판 때보다 좋아진 것 같다”고 자평했다. 이어 “한국보다 힘 있는 타자가 많은 리그라 커브를 더 확실하게, 자주 사용해야 할 것 같다. 이닝도 늘려가고 싶다”고 바랐다. 우드워드 감독은 “양현종이 다음 경기에선 3이닝을 소화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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