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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츠랩]'저놈의 코로나만 끝나면…' 여행주의 미래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사람이 40만명을 넘어섰습니다. 비율로는 0.8% 정도인데요. 전 세계 접종률은 4%. 북미와 유럽 지역이 특히 빠릅니다. 코로나 확산 속도가 줄어든 미국(접종률이 27.8%!!!!)에선 ‘접종자는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권고도 나왔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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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겨운 터널, 드디어 벗어나는 걸까요? 코로나만 끝나면 할 일이 넘치지만 특히 해외여행 가고 싶어 몸이 근질근질 하다는 분(저 포함)이 많습니다. 지난 1년 간 국경이 거의 차단되면서 존립이 흔들릴 만큼 어려웠던 업종이 적지 않은데요. 대표적으로 여행입니다. 2019년 2871만명에 달했던 해외 관광객은 지난해 약 7분의 1로 줄었습니다. 3월부턴 사실상 관광객이 없었던 거죠.

캐리어 금방 안 싼다, 하나투어

여행업계 최초의 상장사이자 국내 여행업계 1위 하나투어도 지옥 같은 1년을 보냈습니다. 7630억원이던 2019년 매출은 지난해 1096억원으로 쪼그라들었죠. 59억원이던 영업이익은 무려 1147억원 적자로 돌아섰고요. 그나마 하나투어니까 항공권이나 국내 여행상품을 팔아가며 버텼습니다. 꿈꾸던 집단 면역이 가능해지면 살아날 수 있을까요?

7분의 1로 쪼그라든 매출, 1150억 영업적자
패키지 줄고, 여행수요 회복도 완만할 듯
여행업계 구조조정에 상위업체 반사이익 기대

한 마디로 쥐어짜며 버틴 1년. 영세업체가 대부분인 여행업계에서 그나마 버틸 체력이 있다는 걸 입증한 거죠. 지난해 1월 5만2800원으로 출발한 주가는 코로나 확산 여파로 3월 19일 2만8000원까지 급락했습니다. 이후 4만원 아래 머물다 11월 상승을 시작했죠. 백신 개발 소식 덕분입니다. 꾸준히 상승세를 타더니 올해 3월 4일엔 6만7000원까지 상승했습니다. ‘저놈의 코로나만 끝나면 살아난다’는 기대가 있으니 주가가 미리 달린 거죠.

코로나 이전보다 주가가 훨씬 높아진 거니 의문이 듭니다. 과연 사람들은 코로나 이전만큼, 유사한 방식으로 여행을 떠날까요? 백신은 이제 맞기 시작했고, 아무리 빨라도 4분기는 돼야 캐리어를 쌀 겁니다. 이미 올해 장사도 어려워진 거죠. 보복 소비 차원의 단기적인 수요가 있겠지만 그 수준이 어느 정도일 지 예단하긴 어렵습니다.

상당기간 침체가 이어진 뒤 회복할 거란 예상(트렌트코리아 2021)도 있습니다. 여행 소비가 다른 것에 비해 급하지 않은 점, 코로나 트라우마가 꽤 오랜 기간 작용할 거란 점 등이 근거인데요. 이럴 경우 정상화를 기대하는 2022년까지도 영향을 미치겠죠. 아무리 미래를 선반영하는 게 주가라지만 너무 빠른 상승 아닌지 따져볼 일입니다.

2019년 4100억원 수준이던 하나투어의 유동자산은 1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들었습니다. 매출이 거의 없는 상황이지만 분기별로 500억원가량의 비용은 꾸준히 발생합니다. 약 1년 정도를 버틸 자금이 남은 거죠. 이런 가운데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진행했던 서울 종로구 본사 사옥 매각 작업이 중단됐습니다. 전체 자산의 10% 정도를 파는 큰 거래인데 일단 차질이 생겼습니다.

또 회사 안팎에서 여러 이슈와 싸워야 합니다. 지난 1년 간 입은 내상이 작지 않기 때문이죠. 특히 노사갈등 간단치 않습니다. 일단 올해 1월 희망퇴직 절차에 따라 전체 직원 3분의 1인 800명가량이 회사를 떠날 거로 보이는데요. 노조 측은 최대주주(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가 경영난을 이유로 대규모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론 어떨까요. 2019년 하나투어 본사 매출(4629억원) 중 68%인 3141억원은 국제관광알선수익, 즉 해외여행 상품입니다. 흔히 패키지라 불리는 상품이 대부분인데요. 코로나 이전부터 단체여행이 줄고, 개별여행이 증가하는 추세였습니다. 해외여행 경험이 쌓이면서 스스로 정보를 찾는 능동적 구매자가 늘고, 밀레니얼 세대가 소비의 중심으로 부상한 게 영향을 미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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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구조적 변화, 코로나를 계기로 더 빨라질 겁니다. 각종 설문을 종합하면 사람들은 코로나 이후에도 여행을 가겠지만 위생과 안전에 더욱 신경을 쓸 겁니다. 사람이 붐비는, 즉 유명 관광지를 빠르게 돌아보는 전통적 패키지 여행보다는 개인이나 가족, 지인 중심의 개별여행이 더 많아지겠죠. 아마 여행사도 영업 방식을 많이 바꿔야 할 겁니다.

이 모든 건 전망일 뿐. 의외로 빠른 V자 반등 가능성도 물론 있습니다. 여행 제한만 풀리면 바로 떠난다는 응축된 수요가 폭발하는 거죠. 얼마전 일부 여행사가 진행한 사전 예약에 엄청난 반응이 있었던 걸 보면 기대할 만합니다. 백신 보급 효과가 예상보다 크고, 전 세계적인 관광객 유치 경쟁과 맞물리면 기대 이상의 시나리오?

위생적이고 안전한 여행을 추구하는 경향이 득이 될 여지도 있습니다. 같은 패키지라도 상대적으로 큰 회사를 찾는 경향성이 나타날 수 있거든요. 여행업계 구조조정의 결과도 상위업체의 시장지배력이 커지는 형태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하나투어(출국자 기준 점유율 약 15%), 모두투어(약 10%) 같은.

결론적으로 6개월 뒤... 

기대감만으로 코로나 이전보다 더 오른 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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