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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형 감독 '인간' 추신수에 감탄· '선수' 추신수에 공감

중앙일보

입력

1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롯데와 연습경기가 끝난 뒤 상견례를 하는 김원형 SSG 랜더스 감독(오른쪽)과 추신수. 부산=김민규 기자

1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롯데와 연습경기가 끝난 뒤 상견례를 하는 김원형 SSG 랜더스 감독(오른쪽)과 추신수. 부산=김민규 기자

김원형(49) SSG 감독이 짧지만 강렬했던 추신수(39·SSG)와의 교감에 대해 전했다.

지난 11일 자가격리를 마치고 소속팀 SSG에 합류한 추신수는 13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리는 소속팀 SSG와 KT의 평가전에 앞서 가볍게 훈련을 소화했다. 먼저 '동갑내기' 김강민과 같은 타격조에 프리 배팅을 소화했고, 외야 수비 훈련도 나섰다.

김원형 감독은 11일 추신수와 식사를 하며 대화를 나눴다. '인간' 추신수와 '선수' 추신수를 알아가며 반가운 감정을 느꼈다. 김원형도 후배이지만, 미국 무대에서 오랜 시간 뛴 추신수가 어떤 성격과 성향을 지녔는지 궁금했다. 궁금증 해소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김원형 감독은 "막상 만나서 얘기하니, '소탈하다'는 생각을 느꼈다. 아무래도 미국에서 오래 생활했기 때문에 '다른 점'이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전혀 그렇지 않았다. 신중하더라. 책임감도 느껴졌다. 생각보다 긴 얘기를 했다"며 '인간' 추신수에 대해 느낀 점에 대해 전했다.

야구 얘기를 하며 공감대도 형성됐다. 김원형 감독은 투수 출신이다. 볼에 배트를 내고 안 좋은 결과를 얻는 타자들의 타격이 개선되길 바란다. 물론 "쉽지 않다"는 선수와 지도자들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인다.

그런데 추신수의 타격 지론은 김원형 감독이 생각하는 '그것'이었다. 좋은 공, 자신이 잘 치는 공을 공략하는 게 중요하며 계획을 갖고 타석에 임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추신수가 왜 메이저리그(MBL)에서 정상급 출루 능력을 발휘했는지 이해했다. 추신수가 KBO리그에서도 출루 머신 면모를 보여줄 수 있다고 믿는다. 통산 출루율(0.421) 2위에 올라 있는 김태균과 비슷한 수준의 숫자를 기대하느냐는 물음에 "그럴 수 있다고 본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추신수는 SSG에서 좌익수로 활용될 전망이다. MLB에서 뛴 최근 몇 년 동안 주로 지명 타자로 나섰고, 통산 수비 소화 이닝도 좌익수가 훨씬 많다. 이날(13일) 훈련이 6개월 만에 처음 하는 야외 훈련이었다. 프리 배팅을 두 번이나 칠만큼 실전 감각 회복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 시즌 초반 좌익수 출전은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김원형 감독의 생각은 다르다. 추신수가 익숙한 우익수는 한유섬의 자리다. 그도 팀 주축인 만큼 능력치를 끌어올려 줘야 한다. 추신수가 상대적으로 익숙하지 않은 포지션을 잘 해내고, 떨어져 있는 훈련 감각도 문제없이 끌어 올릴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무리시키지 않는다. 추신수는 향후 컨디션 회복에 집중한다. 13·14일 KT전뿐 아니라 16·17일 대구 삼성 평가전도 출전을 장담하지 않았다. 김원형 감독은 "훈련하는 모습을 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울산=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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