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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과 바닥엔 피범벅…길냥이 잔혹사, 주차장선 무슨 일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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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구 아파트 주차장에서 생활하던 고양이의 모습. 제보자 A씨 제공

구로구 아파트 주차장에서 생활하던 고양이의 모습. 제보자 A씨 제공

지난 10일 오후 10시 구로구의 한 아파트 주차장 단지. 아파트 주민 A씨 앞에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졌다. 길고양이가 거주하던 주차장 근방이 피범벅 상태였다. 인근에 있던 한 차량의 조수석 뒷문과 바닥에도 피가 흘러내려 굳어있었다. 차량 지붕엔 회색 털 뭉치 등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서울 구로구의 한 아파트 주차장 내에서 길고양이가 잔혹하게 죽임을 당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주차장 내에 ‘길고양이 먹이 제공 금지’라는 경고장이 붙은 지 5일 만에 벌어진 일이다. 피해를 당한 차량 주인은 11일 경찰에 재물손괴 신고를 했다.

지난 10일 구로구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길고양이가 죽었다. 제보자 A씨 제공

지난 10일 구로구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길고양이가 죽었다. 제보자 A씨 제공

제보자 A씨는 “오후 10시에 주차장을 가보니 바닥과 차량이 피투성이였다”며 “바닥엔 고양이 털 뭉치와 잔해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A씨는 이어 “고양이가 주차장에 있으면 차에 흠집이 날까 걱정된다는 주민의 민원이 종종 들어왔지만 이런 식으로 고양이가 죽을 줄은 몰랐다”고 덧붙였다.

현장에서 고양이 사체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에 따르면 아파트 관리소 측에서 고양이의 사체를 발견한 뒤 수습했다. 현재 고양이 사체는 부패가 심해 외상 확인이 어려운 상태라고 한다.

경찰은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주차장 CCTV 5일 치 기록을 확보했다. 구로경찰서 관계자는 “길고양이의 정확한 사망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CCTV를 확보했고 근처에서 발견된 쇠꼬챙이가 살해 도구였는지 등 사실관계를 따져봐야 한다”며 “재물손괴 신고가 들어온 차량이 사고와 관련성이 있는지도 함께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고양이 살해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가해자는 동물 학대에 따른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최연수·남궁민 기자 choi.yeonsu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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