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내 이란 동결자금 해제 안 한다”

중앙일보

입력 2021.03.12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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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토니 블링컨

토니 블링컨

미국이 한국 내에 동결된 이란 자금 70억 달러(약 7조7000억원)를 이란이 핵합의(JCPOA) 준수로 돌아오기 전까지는 해제할 의사가 사실상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블링컨 “이란 핵 합의 복귀부터”
한국 선박 억류 장기화될 우려

토니 블링컨(사진) 미 국무장관은 10일(현지시간)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공화당 그레그 스투비 의원이 한국에 동결된 70억 달러의 자금이 미국과 협의하에 해제되고, 이란이 일본의 동결 자금을 추가로 해제하려 한다는 보도와 관련해 사실 관계를 확인하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블링컨 장관은 “그 보도는 정확하지 않다”고 일축했다.

그는 ‘앞으로 어떤 자금을 해제할 의향도 없다는 말이냐’는 질문에 “우리가 말해온 것처럼 이란이 핵합의상 의무 준수로 돌아온다면 우리도 똑같은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란이 의무 준수로 복귀할 때까지는 제재 완화를 얻을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란 핵합의 재협상 여부가 동결 자금 문제 해결의 주요 변수가 된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탈퇴한 이란 핵합의 복귀 입장을 밝힌 후 이란에 이행하지 않고 있는 합의사항을 다시 준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이란은 미국이 핵합의 탈퇴 후 부과한 각종 제재를 먼저 해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과 이란은 그동안 미국의 제재를 우회해 동결자금을 해제하는 방안을 찾아왔다. 미국의 대이란 제재하에서도 이론적으로 가능한 스위스 인도적 교역 채널(SHTA)을 통한 자금 이전과 유엔 분담금 대납 등이 그것이다.

이와 관련, 지난달 알리 라비에이 이란 정부 대변인과 헴마티 이란 중앙은행 총재는 “70억 달러 중 10억 달러(약 1조1000억원)를 우선 돌려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10억 달러’는 동결 자금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한국의 의지를 확인하기 위해 이란 측이 제시한 하한선이라고 한다. 스위스 채널을 통한 송금의 경우 아직 액수와 방식 및 시기에 대한 한국·이란 간 협의가 진행 중이며, 유엔 분담금 대납의 경우 한 차례 미국의 승인을 받았지만 현재 이란 측의 우려로 세부 조정이 진행 중이라고 한다.

한편 한국 선박 억류 사태가 미·이란 간 갈등으로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11일 “문제 해결 시점에 대해 예단할 수는 없지만 미국·이란 등 유관국과 지속적으로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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