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화 신고 보안경 착용을" 추석 전 벌초 사고 빈번

중앙일보

입력

서울 고척동에 사는 박모(62)씨는 지난 4일 고향인 전남 광양에 내려가 벌초를 하던 중 오른쪽 셋째 발가락이 절단돼 응급실을 찾았다.

돌에 부딪친 예초기의 칼날이 부러지면서 순식간에 발을 찍어 일어난 사고였다.

추석을 앞두고 조상의 묘를 벌초하는 과정에서 안전사고가 잇따라 주의가 요망된다.

경기도 안산의 두손병원 황종익 원장은 "지난 주말에만 발목 위 절단 환자를 포함해 세명의 발 손상 환자가 내원했다"며 "낫을 사용할 때는 손가락 절단환자가 많았지만 예초기 사용이 늘면서 오히려 발과 눈 손상환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예초기를 사용할 때는 가죽으로 만든 작업화나 두꺼운 등산화, 군용 워커를 신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손에도 작업용 또는 가죽장갑을 끼고, 눈에는 보안경을 착용해야 한다.

칼날에 신체 일부가 절단됐을 때는 잘린 부위를 생리식염수에 적신 가제로 싸고 밀봉한 후 얼음이 채워진 물 속에 담가 냉장상태로 후송한다.

근육이 있는 부위는 12시간, 손.발가락은 24시간 이내만 후송하면 접합할 수 있다.

불량품 예초기를 피하는 것도 중요하다. 최근 한국소비자보호원이 서울 시내 공구상에서 판매하는 '일체형 2도날' 예초기 12종을 검사한 결과 7종이 충격에 약한 것으로 드러나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이 중 5개 제품은 생산업체를 확인할 수 없어 피해를 보더라도 보상이 힘든 것으로 지적됐다.

벌독에 의한 쇼크 사고도 종종 일어난다. 벌에 쏘였을 때를 대비해 항히스타민제와 에피네프린 자동주사약, 지혈대를 휴대하고 평소 사용법을 잘 익혀 놓아야 한다. 벌집을 건드릴 수도 있으니 분무용 살충제도 반드시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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