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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기후대응 4경원 투자 필요···한·일, 청정에너지 수입해야"

중앙일보

입력

인도 구자라트에서 태양광 패널 유리를 닦는 모습. 인도와 중국은 값싼 자원과 노동력의 영향으로 재생에너지 가격이 EU보다 25% 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에 석탄 의존도가 높았던 아시아 지역의 탈탄소 에너지 전환에 2050년까지 최대 4경이 넘는 투자가 필요할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REUTERS=연합뉴스

인도 구자라트에서 태양광 패널 유리를 닦는 모습. 인도와 중국은 값싼 자원과 노동력의 영향으로 재생에너지 가격이 EU보다 25% 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에 석탄 의존도가 높았던 아시아 지역의 탈탄소 에너지 전환에 2050년까지 최대 4경이 넘는 투자가 필요할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REUTERS=연합뉴스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아시아 지역에 필요한 투자액이 최대 4경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1경은 1조의 1만배다.

아시아투자자그룹(AIGCC)은 지난 4일 펴낸 '아시아의 넷제로 에너지 투자 잠재력' 분석 보고서에서 “2050년까지 '탈탄소'를 이루기 위해 아시아 지역 에너지 분야에서 최소 26조 달러(한화 2경 9354조원), 최대 37조 달러(4경 1773조원) 규모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국의 2021년 예산(558조원)의 7배가 넘는 규모다.

2050년까지 최대 4경 5950조원 필요, 대부분 에너지 투자

자료 AIGCC 'Asia's net zero energy investment potential' 보고서.

자료 AIGCC 'Asia's net zero energy investment potential' 보고서.

기후변화가 눈앞에 다가오면서 2015년 체결된 파리협약과 IPCC(기후변화에관한정부간패널)는 지구 평균 기온 상승 폭을 2℃, 더 나아가 1.5℃로 제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AIGCC의 보고서는 “아시아 지역이 2050년까지 탈탄소를 거치면서 발생하는 총 투자 잠재력은 2℃를 기준으로 하면 32조 8000억달러(3경 7031조원), 1.5℃ 목표를 위해서는 40조 7000억 달러(4경 5950조원)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 중 에너지 분야 투자액은 최소 25조 9000억 달러(2℃ 기준), 최대 37조 3000억 달러(1.5℃ 기준)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총 투자 잠재력의 78~91%가 에너지 분야에 집중되는 셈이다.

보고서가 추산한 2050년까지 탈탄소를 위한 에너지 분야 투자액은 아시아 지역 전체 GDP 합산의 1.5~2%에 달하는 규모다. 앞서 IPCC는 2016년부터 2035년까지 GDP의 2.5%를 투자해야 1.5도 목표를 맞출 수 있을 거라고 추산한 적 있다.

보고서는 "노동력과 자원이 싼 인도와 중국의 재생에너지 가격이 미국이나 EU보다 25% 싸기 때문에, IPCC가 추산한 투자액보다 적게 산출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중국·인도·베트남은 자원 풍부, 한·일은 청정에너지 수입해야 

중국 허베이성에 만들어진 해상풍력단지. 75기의 풍력발전기가 연결돼있다. AIGCC는 중국과 인도, 베트남은 풍부한 햇빛과 바람 자원으로 에너지 시장의 '탈탄소'가 수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Xinhua=연합뉴스

중국 허베이성에 만들어진 해상풍력단지. 75기의 풍력발전기가 연결돼있다. AIGCC는 중국과 인도, 베트남은 풍부한 햇빛과 바람 자원으로 에너지 시장의 '탈탄소'가 수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Xinhua=연합뉴스

AIGCC는 보고서에서 “아시아는 전 세계 에너지의 43%를 사용하는 거대한 시장인 동시에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석탄 의존도가 높아 전 세계 석탄 사용량의 76%를 사용하는 큰 배출원”이라며 “아시아 지역 탄소배출의 48%를 차지하는 에너지 분야의 전환이 탈탄소에 이르는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아시아의 탈탄소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풍부한 태양광·풍력 자원 및 배터리와 수소 등 저장수단의 발달을 꼽았다. AIGCC는 중국·인도·베트남의 경우 2030년까지 풍력·태양광의 목표치를 달성할 것으로 예측한 반면 이런 자원이 부족한 일본과 한국은 청정 에너지를 수입해야 할 것으로 예상했다.

AIGCC는 아시아 국가들이 2019년 8200억 달러(약 925조)를 화석연료 수입에 썼는데, 앞으로 30년간 합치면 25조달러(2경 8225조원)에 해당한다며 이 돈을 에너지 전환으로 돌릴 수 있을 것으로 봤다. AIGCC의 책임디렉터 레베카 미쿨라 라이트는 "아시아 지역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한 투자 수요가 이미 크고, 더 늘어나고 있다"며 "지금 투자 방향을 바꾸지 않는다면 점차 큰 손실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보고서는 세계에너지기구와 칭화대, 국제응용시스템분석연구소(IIASA) 연구를 통합적으로 분석했다. IIASA 연구에는 일본이 빠져있어, AIGCC는 다른 기관의 일본 탈탄소 관련 자료를 차용해 통합 분석했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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