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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총리 나섰지만 ‘온라인클래스’ 오류 여전…EBS 뒤늦게 사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5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육방송공사(EBS) 공공학습관리시스템(LMS) 비상상황실을 방문해, 운영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교육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5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육방송공사(EBS) 공공학습관리시스템(LMS) 비상상황실을 방문해, 운영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교육부

“선생님‧학생‧학부모에게 대단히 송구하다.”

김명중 EBS 사장이 온라인 클래스 시스템 오류로 학교 현장의 혼란을 빚은데 대해 5일 사과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5일 서울 종로구에 있는 EBS 공공학습관리시스템(LMS) 비상상황실을 방문한 자리에서다. EBS는 지난 2일 온라인 클래스에서 각종 오류가 발생한다는 지적에 “서버나 시스템 문제없이 정상 운영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 현장교사들의 반발을 불렀다.

하지만 유 부총리가 현장 점검에 나서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EBS 관계자와 개발진들의 사과가 잇따랐다. 온라인 클래스 운영 점검을 총괄하는 김유열 EBS 부사장도 “서비스 원활히 하지 못한 점에 대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개발사 중 한 곳인 GS ITM의 이미경 이사도 “5개월이라는 촉박한 시간에 쫓겨 개발 완성도에 미흡한 점이 있었다”며 “앞으로 출결‧진도‧시간표 관련해 문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5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육방송공사(EBS)의 공공 학습 관리 시스템(온라인클래스) 비상상황실을 방문해 운영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교육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5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육방송공사(EBS)의 공공 학습 관리 시스템(온라인클래스) 비상상황실을 방문해 운영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교육부

정부는 다음 주까지 오류를 해결할 계획이지만, 온라인 클래스가 정상화될지 미지수다. 유 부총리가 현장점검에 나선 이날도 학교 현장에서는 온라인 클래스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 일부 학교에서는 5일 오전에도 접속 자체가 안 되거나 전날 올린 자료가 사라지는 현상이 계속 이어졌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문제가 없던 학교에서 갑자기 오류가 나는 등 산발적인 접속장애가 이어지고 있다”며 “주말 동안 이런 문제를 다 해결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온라인 클래스 오류로 개학 첫 주에 제대로 수업을 못하는 곳이 생겨나면서 ‘수업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새 학기 시작 후 온라인 클래스에 적응하려고 계속 사용해 봤는데, 접속이 끊기는 현상이 너무 심해 제대로 수업을 못했다”며 “코로나19로 인한 지난해 학습공백에 이어 현재도 수업공백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4학년 딸을 키우는 박모(40‧서울 관악구)씨는 “학기 초는 아이가 교사와 소통하면서 적응하는 시기인데, 온라인 클래스 때문에 아무것도 못하고 있다”며 “코로나 2년차인데 달라진 게 없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털어놨다.

지난해 12월 15일 오전 서울 노원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원격 수업이 이뤄지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2월 15일 오전 서울 노원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원격 수업이 이뤄지고 있다. 연합뉴스

교사들 사이에선 벌써부터 온라인 클래스를 외면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서울의 한 고교 교사는 “첫 날 온라인 클래스에서 오류가 발생한 뒤에는 ‘줌’(ZOOM)이나 ‘구글 클래스룸’만 사용하고 있다”며 “수업 중에 프로그램을 바꾸면 혼란이 생기기 때문에 아예 처음부터 민간 플랫폼을 활용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두 달 정도 뒤에 접속 오류 등의 문제가 사라지면 몰라도 당분간은 온라인 클래스를 쓰지 않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교육계에서는 정부의 늑장 대응을 비판하고 나섰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전날 온라인 클래스 기능 장애 관련 성명을 내고 “개학 한 달 전부터 온라인 시스템을 먼저 가동시켜 교사들이 새 학기를 준비할 수 있게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천교육교사모임도 개학 첫날인 2일 성명을 통해 “(온라인 클래스) 실습도 못한 상태에서 개학을 맞았다. 교육부가 그 많은 시간동안 도대체 무슨 준비를 하고 있었느냐”고 꼬집었다.

전민희‧문현경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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