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선거에서조차 이길 수 없다면 그 책임을 다 어떻게 질까, 밤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반드시 단일화를 넘어 박영선 후보를 이겨야 하는 역사적 책임이 있다.” (오세훈 후보)
“이 정권은 부산시장 선거가 다음 대선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너무나 잘 알고 있어 온 힘을 다해 선거에 관여하고 정치공학적인 수를 쓸 거다. 맞서 당당히 이기겠다.” (박형준 후보)
4ㆍ7 서울ㆍ부산시장 보궐선거 국민의힘 후보로 확정된 오세훈 전 시장과 박형준 동아대 교수가 5일 밝힌 포부다. 두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 참석해 필승을 다짐했다. 국민의힘은 이들에게 ‘더 열심히 뛰시라’는 의미에서 나이키 운동화를 전달했다.
이날로 국민의힘은 4ㆍ7 보궐선거를 향해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일부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 윤석열 검찰총장의 항명 사퇴 등 문재인 정부에 악재가 겹치면서 되려 국민의힘은 선거의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오세훈 후보는 이날 의원총회에 앞서 국립현충원 참배로 제1야당 후보로서의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그는 국립현충원 방명록에 “다시 하나 되는 대한민국, 다시 뛰는 심장 서울 위하여”라고 썼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왼쪽 두 번째)와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왼쪽 세 번째)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 참석해 주호영 원내대표와 이종배 정책위의장으로부터 빨간 운동화를 전달받고 있다. 뉴스1
본격적인 행보 시작과 동시에 야권 단일화를 놓고 치열한 수 싸움도 시작됐다. 오 후보는 이날 오전 YTN 라디오에 출연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해 “안 될 일은 없다”고 못 박았다. “자잘한 조건제치고 통 큰 합의를 하는 모습 나올 것”, “화학적 결합의 동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같은 발언들을 했는데 이는 곧 세세한 방법론을 언급하는 것보다 통합이라는 가치를 강조하는 모습이다.
단일화 경쟁자인 안철수 후보도 KBS라디오에서 “단일화는 반드시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이길 수 있는 후보를 뽑는 최적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 “100% 여론조사가 최선의 방법” 같은 말을 했다. 동시에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에 대해 안 후보는 “탈당하라는 말씀인가. 저희 당 지지자가 10% 정도 되는데, 단일 후보를 흔쾌히 지지할 수 있겠느냐”며 선을 그었다.
안 후보는 전날 오 후보가 국민의힘 후보로 확정된 뒤 축하 전화를 걸었다. “함께 열심히 해보자”“단일화 협상을 위해 최대한 이른 시일내에 만나자”는 말이 오갔다고 한다. 오 후보는 이날 라디오에서 “날짜를 정하지는 못했지만, 조만간 만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권호 기자 gnomon@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