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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백신 공급 일정 여전히 '안갯속'…접종 계획 차질 생기나

중앙일보

입력

2일 오전 서울시 양천구 신목행복자리 어르신 요양센터에서 양천보건소 의료진이 한 요양보호사에게 코로나19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뉴스1

2일 오전 서울시 양천구 신목행복자리 어르신 요양센터에서 양천보건소 의료진이 한 요양보호사에게 코로나19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닷새째를 맞은 2일 누적 접종자가 2만 3086명으로 집계됐다. 이상 반응이 의심돼 신고한 사례는 현재까지 총 156건으로 모두 메스꺼움이나 발열, 구토 등 경증 사례로 확인됐다. 일각에선 독감 백신보다 접종률이 낮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연휴가 끝난 이번 주부터 접종 속도가 올라가며 순항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본격적인 문제는 2분기(4~6월)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확정된 백신 물량이 적은 데다 다른 나라에서도 백신 확보 경쟁이 벌어지면서 물량을 제때 받지 못할 가능성이 나오고 있어서다. 방역당국은 우선 3월 말 도입이 확정된 화이자 백신 50만명분과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19만명분으로 접종을 이어간 뒤 2분기 예정된 얀센(600만명분), 모더나(2000만명분), 노바백스(2000만명분) 직계약분과 코백스 백신 물량을 당겨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1분기 접종자, 계획했던 130만명 절반 수준  

코로나19 백신 접종 현황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코로나19 백신 접종 현황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현재 진행 중인 1분기 백신 접종 물량은 AZ 직계약분 78만 5000명분과 코백스를 통해 들어온 화이자 5만 8500만명분이다. AZ 백신의 경우 65세 미만 요양병원ㆍ요양시설과 고위험 의료기관 관련 28만 9000명을 포함해 고위험 의료기관 종사자 35만 4000명, 코로나19 1차 대응 요원 7만 8000명에게 사용될 예정이다. 접종 대상자를 모두 접종하고 나면 약 6만 4000명 분량이 남는다. 화이자 백신 5만 8500만명분은 코로나19 치료병원 종사자 5만 6297명에게 돌아간다. 1분기 접종자는 약 78만명으로 앞서 지난 1월 방역당국이 계획한 130만명의 절반 수준이다.

2분기 대상자 1000만명…고령자 변수도

그렇다면 2분기 도입 계획은 어떨까. 방역당국에 따르면 앞서 1분기 때 남은 AZ 6만 4000명분 외에 3월 말 추가로 코백스를 통해 AZ 19만명분이 들어온다. 또 화이자 직계약분 50만명분도 3월 말에 들어올 예정이다. 총 75만 4000명 분량이다. 여기에 정부가 지난달 화이자 백신을 추가 계약하면서 약속받은 300만명분이 때맞춰 들어온다면 2분기 시작 전인 3월 말 375만 4000명 분량의 백신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부가 계획한 백신 물량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정부 계획에 따르면 2분기 예정된 접종자는 65세 이상 고령자를 비롯해 보건 의료인, 장애인ㆍ노숙인 등 총 900만명이다. 여기에 1분기 때 접종하지 못한 52만 2700명 정도의 대상자도 남아있다. 계획대로 실행되기 위해선 2분기부터 순차 도입될 예정인 얀센(600만명분)ㆍ모더나(2000만명분)ㆍ노바백스(2000만명분) 백신 물량에서 최소 577만명분을 끌어와야 한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자의 경우 현재 AZ 접종 대상에서 제외된 점과 유통이 까다로운 화이자 백신을 맞기 어렵다는 점도 변수로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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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약속된 물량 풀릴 가능성도

2일 오전 광주 동구 조선대학교병원 권역 예방접종센터에서 실시된 화이자 백신 접종 모의훈련에서 의료진이 무균조제실에서 백신을 주사기에 담고 있다. 연합뉴스

2일 오전 광주 동구 조선대학교병원 권역 예방접종센터에서 실시된 화이자 백신 접종 모의훈련에서 의료진이 무균조제실에서 백신을 주사기에 담고 있다. 연합뉴스

그렇다고 희망이 없는 건 아니다. 코백스를 통해 들어오기로 한 상반기 물량 130만명분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했듯 3월 말에 19만명분이 먼저 들어온 후 2분기에 남은 물량이 순차적으로 도입될 가능성이 크다. 또 얀센과 모더나, 노바백스의 물량도 2분기 도입 예정이라 순차적으로 풀릴 수 있다. 노바백스의 경우 국내 SK바이오사이언스가 기술 이전을 받아 생산하기 때문에 수송 등 일부 과정도 생략될 수 있다. 이에 방역당국 고위 관계자는 “코백스와 제약사 모두 러프하게(대략적으로) 계약된 걸 가지고, 언제 도입될지 여부를 계속 협의하는 형태다. 전세계적으로 백신 계약은 다 그런 식이다. 최대한 불확실성을 줄이고 백신을 조기에 공급받을 수 있도록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백신 안전성과 유효성이 확인돼 각국이 경쟁에 뛰어들면서 물량 확보에 빨간불이 켜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2분기에 1000만명 정도가 맞아야 하는데 물량이 제대로 안 들어오면 3~4분기 예정된 3300만명과 겹치게 된다. 그 와중에 지난번 2차 파동 때처럼 집단 감염이 터지면 굉장히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계 각국에서 백신을 구하기 위해 아우성이다. 일부는 인맥을 통해 확보하려는 꼼수도 나올 것”이라며 “우리가 그 경쟁에서 멀어지면 결국 순서를 기다려야 하는데 한국은 대기 줄 끝 부분에 서 있으니까 시기가 지체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교수는 “해외에서 AZ 백신과 관련해 65세 고령층에 대한 유효성 자료가 충분히 검증됐다. 2분기 주요 물량이 화이자 백신인 점을 감안해 1분기 AZ 물량을 고령자에게 접종하는 방법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전했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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