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많이 보면 사춘기 빨리 온다

중앙일보

입력

TV를 지나치게 많이 보면 사춘기가 빨리 온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영국 BBC 인터넷판이 29일 보도했다.

이탈리아 플로렌스 대학 병원의 로베르토 살티 교수는 6-12세 초등학생 7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TV의 과잉 시청이 체내 멜라토닌 호르몬의 균형을 깨 사춘기를 앞당기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살티 교수는 부모 동의 하에 1주일 동안 조사대상 어린이들의 TV 및 컴퓨터, 비디오게임의 시청을 금지한 결과 이들에게서 멜라토닌 호르몬이 30%나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멜라토닌은 어린이들의 성적 성숙을 늦추고 사춘기의 조기 발현을 억제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호르몬이다.

그는 "지나친 TV 시청이 일부 호르몬을 변경시킬 수 있음을 이번 연구는 시사한다"면서 "TV와 컴퓨터 스크린에서 나오는 빛과 방사선이 멜라토닌 호르몬의 생산을 억제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멜라토닌 호르몬은 인체의 내부 시계를 조절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 낮에는 최저치에 머물다 잠을 잘 준비에 들어가는 저녁 8시경 최고치를 기록하며 여행객들이 시차에 따른 피로를 극복하는데도 이용되는 호르몬이다.

살티 교수에 따르면 보통 여자 아이는 10살, 남자 아이는 11살 6개월 이전에 사춘기의 첫 징후가 나타나는 조숙 현상이 서구 국가에서 점점 늘고 있는 상태다.

지난 1990년 여자 아이에게 첫 조숙 현상이 나타나는 나이는 8살 이었으나 이제는 7살에 조숙 현상을 보이는 아이들도 있으며, 남자 아이들도 여자 아이들다는 늦지만 좀 더 빨리 조숙 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것.

이에 대해 살티 교수는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TV 시청도 한 원인이 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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