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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세상을 구하는 데 전설의 드래곤보다 더 중요한 것은

중앙일보

입력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

감독 돈 홀, 카를로스 로페즈 에스트라다 등급 전체 관람가 상영시간 114분 개봉 3월 4일

‘겨울왕국 2’ 이후 디즈니 스튜디오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애니메이션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데요. ‘모아나’‘겨울왕국’의 제작진들이 야심 차게 선보이는 이번 작품은 어둠의 세력에 의해 분열된 쿠만드라 왕국을 구하기 위해 전사로 거듭난 ‘라야’가 전설의 마지막 드래곤 ‘시수’를 찾아 모험을 펼치며 새로운 판타지 세계로 관객을 초대합니다.

‘모아나’가 끝없이 펼쳐진 바다를 배경으로 했다면,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은 동남아시아 문화 요소에서 영감을 받은 이국적이고 신비한 전설의 세계를 탄생시켰어요. 물의 신 ‘나가’의 전설에서 영향을 받아 물을 기반으로 문명의 발전을 이룬 동남아시아의 전통과 문화를 고스란히 반영하는 동시에 새로운 캐릭터와 이야기를 창조해냈죠. 드래곤 시수는 뱀의 형태를 한 물의 신 나가의 모습과 동양의 전통적인 용의 모습을 형상화한 듯한 비주얼로 탄생했고, 물을 관장하는 수룡이라는 특징에서도 동남아시아 문화를 반영하려는 제작진의 의도가 엿보입니다.

주인공 라야는 드래곤의 수호자로 아버지를 대신해 분열된 쿠만드라를 화합하고 악의 세력으로부터 세상을 구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끊임없이 정진하는 캐릭터죠. ‘엘사’나 ‘모아나’처럼 특별한 능력을 갖추고 있지 않지만, 자신의 운명과 책임감 앞에 끊임없이 노력하고 성장하며 전사로 거듭나는 새로운 캐릭터 탄생을 알립니다.

동남아시아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를 연상시키는 비주얼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죠. 형형색색의 홍등이 자리 잡은 거리는 마치 베트남의 호이안을 연상시키며 배를 타고 이동하는 수상마을은 캄보디아를 떠올리게 합니다. 신비롭고 아름다운 바위산의 모습은 라오스나 말레이시아의 풍광을 추억하게 하고, 화려하고 장엄한 사원의 모습은 태국을 연상시키죠. 라야의 의상 중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용 모양의 디테일이 들어가고 가운데가 뾰족 솟은 모자 역시 동남아시아 전역의 사원에서 발견되는 스투파(탑)를 오마주한 것입니다. 동남아시아의 다채로운 문화 요소가 총집합해 여행하는 기분도 만끽할 수 있을 거예요.

동남아시아 문화의 신비로운 분위기를 전해줄 아시아 스타들의 초호화 캐스팅도 이목을 집중시키죠. ‘페어웰’‘오션스8’‘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등을 통해 할리우드의 새로운 별로 자리매김한 아콰피나가 전설의 마지막 드래곤 시수 목소리를 연기했어요. 쿠만드라 왕국에서 송곳니의 땅 족장 ‘비라나’의 목소리는 한국계 캐나다 배우 산드라 오가 연기했죠. 카리스마 넘치는 냉철한 지도자의 연기를 완벽하게 소화했습니다. ‘로스트’와 ‘하와이 파이브 오’ 시리즈로 국내에서도 팬층이 두터운 한국계 미국인 배우 대니얼 대 킴은 드래곤 수호자 라야의 아버지 ‘벤자’역을 맡았어요.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을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신뢰와 화합입니다. 라야는 어린 시절 겪었던 배신으로 인해 완전히 믿음을 잃어버린 캐릭터로 드래곤을 찾는 것만이 어둠에 가득 찬 세상을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결국 드래곤을 찾게 되지만, 드래곤의 존재만으로는 세상을 구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죠. 세상을 구하기 위해서는 불신으로 가득 찬 사람들의 신뢰를 회복해야 하고 서로에 대한 믿음이 없다면 쿠만드라의 화합 또한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 누구도 선뜻 믿지 못하는 라야에게 위로와 용기를 건네며 손을 내미는 존재가 전설의 드래곤 시수죠.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첫발을 디뎌야 해. 중요한 건 믿음이야”라는 이야기를 전하며 끊임없이 그녀를 일깨웁니다. 쿠만드라 다섯 개의 땅을 모험하면서 만나게 되는 새로운 동료들 또한 라야의 여정에 기꺼이 힘을 보태고 신뢰를 보내죠. 험난한 여정과 위기를 함께 극복하고 마음을 열어가며 차츰 성장하게 된 라야는 신뢰를 싹 틔우고 그로 인해 확장되는 단결의 힘을 깨닫게 됩니다.

이 작품이 제작되는 동안 세계적인 팬데믹이 발생했죠. 매체 인터뷰를 통해 돈 홀 감독은 마치 영화 속 모습처럼 팬데믹 현실 세계에서 생존의 위협을 마주했고 그로 인해 사람들 사이의 불신이 커져가는 것을 목격했다고 전했죠. 혼란한 세상 속에서 신뢰와 화합을 키워드로 ‘서로 믿음을 회복하고 하나가 되었을 때 진정한 힘이 깨어난다’라는 영화의 메시지는 2021년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큰 의미와 빛나는 가치를 선사할 예정입니다.

글=한은정 기자 han.eu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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