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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빵·즉석밥 가격 줄줄이 올라…밥상물가도 고공행진

중앙일보

입력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3일 검찰이 맥도날드에서 덜 익은 고기 패티가 들어간 햄버거를 먹고 '햄버거병'(용혈성요독증후군·HUS)에 걸렸다는 의혹에 대해 재수사에 나섰다. 이날 검찰은 서울 종로구 한국맥도날드 품질관리팀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고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시내 맥도날드 매장의 모습. 2020.11.3/뉴스1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3일 검찰이 맥도날드에서 덜 익은 고기 패티가 들어간 햄버거를 먹고 '햄버거병'(용혈성요독증후군·HUS)에 걸렸다는 의혹에 대해 재수사에 나섰다. 이날 검찰은 서울 종로구 한국맥도날드 품질관리팀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고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시내 맥도날드 매장의 모습. 2020.11.3/뉴스1

연초부터 쌀, 채소 등 밥상 물가가 고공행진 중인 가운데 빵, 햄버거, 햇반 등 주요 식품 가격도 줄줄이 인상하고 있다. 지난해 사상 최장 장마와 태풍으로 농산물  생산량이 급감한데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까지 겹치며 식재료 가격이 많이 오르면서다. 세계 기상이변으로 밀 등 국제 곡물 생산량도 줄어 식료품 가격 인상 품목이 계속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버거 가격 25일부터 100~300원 인상  

21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맥도날드는 오는 25일부터 버거류 11종을 포함해 총 30종 품목의 가격을 100~300원씩(평균 2.8%) 올린다. 빅맥, 맥스파이시 상하이 버거 등이 4500원에서 4600원으로 100원 비싸진다. 불고기버거는 8년 만에 처음으로 200원 올라 2200원이 된다. 탄산 음료도 100원, 커피는 사이즈·종류에 따라 100원~300원 오른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닭고기, 돼지고기, 계란, 토마토와 양파를 비롯한 농산물 등 주요 원재료 가격이 20~30% 급등하고, 5년 간 인건비 부담이 커졌다"고 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롯데리아도 버거류 13종 등 총 25종 가격을 이달부터 100원~200원씩 올렸다. 평균 인상률은 약 1.5%다.

계란과 밀이 주 재료인 제빵업계도 잇달아 가격 인상에 나섰다. SPC그룹의 파리바게트는 660개 제품 중 14.4%에 해당하는 95개 품목의 소비자 가격을 19일부터 인상했다. 평균 인상률은 5.6%다. 땅콩크림빵이 1200원에서 1300원(8.3%), 소보루빵이 1100원에서 1200원(9.1%)이 됐다. 치킨클럽 3단 샌드위치는 4200원(2.4%)이다.

식품업계 평균 인상폭과 대표 품목 가격.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식품업계 평균 인상폭과 대표 품목 가격.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빵·햇반·두부 가격도 줄줄이 올라 

파리바게트 관계자는 "각종 제반 비용 상승에 따라 2년 만에 일부 품목에 대해서만 인상했다"며 "나머지 552개 가격은 동결했다"고 말했다. 앞서 CJ푸드빌의 뚜레쥬르도 이달 초 90여개 제품 가격을 평균 9% 올렸다. 단팥빵(1200원)과 소보루빵(1200원), 크루아상(1800원) 등이 각각 100원씩 올랐다.

CJ제일제당은 이달 말부터 햇반 가격을 6~7% 정도 인상한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햇반 210g 기준으로 100원 정도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오뚜기도 오뚜기밥 가격을 7~9% 정도 올릴 예정이다. 동원F&B는 지난달 쎈쿡 7종 가격을 1350원~1500원으로 11% 인상했다. 국내 두부 시장 1위 풀무원은 지난달 두부와 콩나물 가격을 10~14% 인상한 바 있다.

주요 농산물 소매가격 현황.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주요 농산물 소매가격 현황.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식품업계는 "지난해 농산물 작황이 나빠 원재료비가 올랐고, AI까지 겹치다보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양파(1㎏)는 전년 대비 88%, 대파(1㎏)는 206%, 건고추(600g)는 74% 가격이 급등했다. 쌀(20㎏)은 전년 대비 16.4%, 계란(특란 30개)은 50%가량 올랐다. 계란은 정부가 대형마트, 온라인 쇼핑몰 등에 할인쿠폰을 지급해 6000원대로 끌어내리고 있지만, 금새 동 나 여전히 7000~8000원대에 팔리고 있다. 식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자영업자들은 "장사해도 남는 게 없다"고 푸념하고 있어, 식재료 가격 인상이 외식업계의 가격 상승으로 번질 수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 부담을 우려해 식품 인상폭을 최소화하는 분위기지만 더 이상 미루긴 어렵다"며 "국제 곡물은 미리 사놓았기 때문에 현재 가격에 영향을 주지 않았지만 앞으로 수입량이 줄면 추가 가격 상승 압박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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