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땔감 없어 아이 장난감 태웠다" 한파가 만든 텍사스 얼음집

중앙일보

입력 2021.02.19 05:00

기록적인 혹한으로 수백만 가구가 정전된 미국 중남부의 모습. 영하 20~35도를 육박하는 날씨에 난방 없이 건물 안에서 버틸 수 없게 되자 댈러스에서 한 남성이 목재 더미에서 땔감을 구하고 있다. [CNN, AP=연합뉴스]

기록적인 혹한으로 수백만 가구가 정전된 미국 중남부의 모습. 영하 20~35도를 육박하는 날씨에 난방 없이 건물 안에서 버틸 수 없게 되자 댈러스에서 한 남성이 목재 더미에서 땔감을 구하고 있다. [CNN, AP=연합뉴스]

기록적인 한파와 겨울 폭풍이 덮친 미국에서 생존을 위한 사투가 벌어지고 있다. 곳곳에서 한파로 끊긴 전기가 복구되지 않으면서다. 17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은 이례적인 한파에 시달리고 있는 텍사스 주민들의 사례를 전했다.

텍사스 주민 수백만명은 전기가 끊긴 15일부터 이날까지 72시간을 얼음 같은 집에서 보냈다. 텍사스 율레스에 거주하는 티모시 윌시와 그의 부인 니콜, 그리고 7살 된 아들은 촛불의 온기에 의지해 이불 속에서 전력이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외부와의 유일한 통신 수단인 스마트폰은 차량에서 충전한다. 음식을 조리할 수 없어 과자와 생수로 버티고, 문을 연 식당이 있는지 틈틈이 검색한다.

전력 공급이 사흘째 끊긴 17일(현지시간) 텍사스에서 연료를 구하기 위해 줄 선 사람들. [AP=연합뉴스]

전력 공급이 사흘째 끊긴 17일(현지시간) 텍사스에서 연료를 구하기 위해 줄 선 사람들. [AP=연합뉴스]

텍사스주 어빙에 사는 킴벌리 햄튼은 땔감을 구해 와 불을 피우며 버티고 있다. 냉장고가 먹통이 되면서 아기가 먹을 냉동모유도 쓸 수 없게 됐다. 그는 CNN에 "아이들은 왜 갑자기 이런 비참한 상황이 됐는지 이해하지 못한다"며 안타까워했다.

장작이 부족해 3살짜리 아기의 장난감을 태웠다는 엄마는 인터뷰 중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에선 한파로 최소 31명이 사망했다. 추위를 피하려 차량에서 난방을 틀거나 벽난로를 쓰다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하는 사례도 속출했다.

차량 히터를 이용해 집안 온도를 높이려 시도하는 댈러스의 한 가정집. [AP=연합뉴스]

차량 히터를 이용해 집안 온도를 높이려 시도하는 댈러스의 한 가정집. [AP=연합뉴스]

텍사스주 휴스턴에서는 주차된 차에서 지내던 일가족 2명이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했고 할머니와 손자 등 일가족 3명이 벽난로에 불을 지피다 화재로 숨졌다. 포트워스에서는 어린이 13명이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치료를 받았고 해리스에서도 200건이 넘는 중독 사례가 발생했다.

북극 한파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국립기상청(NWS)은 당분간 미국 중남부의 기온이 평균 영하 20~35도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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